Java 등과 함께 주로 DB 쪽과 관련된 언어를 다뤘으며, 지금도 감을 잃지 않기 위해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언어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번역 일과 공통점이 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사실 둘 사이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오늘은 실제 인간의 언어와 컴퓨터 언어 간에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먼저 공통점부터 살펴보자.
비록 소통의 주체가 다르지만, 둘 다 언어를 활용한 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언어를 통해 내가 생각하는 바를 구현하고, 이를 통해 상대에게 의사를 전달한다는 언어의 기능의 목적에 있어서 만큼은 어느 정도 일맥 상통한다고 볼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런데 사실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훨씬 더 많다. 그리고 그 간극 또한 크다.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목적에 있다. 컴퓨터 언어는 원하는 결과를 생성해 내기 위한 수학적 구조라서 틀이 정형화되어 있다면, 번역은 언어를 통한 정확한 의미 전달과 동시에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느낌에 더욱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둘 다 언어를 쓴다 하더라도 '언어'라고 지칭하는 용어만 같을 뿐 현실에서 요구하는 능력치는 정 반대에 있다.
코딩이 일종의 레고 조립이라고 한다면, 번역은 캔버스에 그리는 유화 그림에 비유할 수 있을 듯하다.
원하는 결과물을 보고 자유롭게 여러 가지 레고 부품들을 사용하여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 코딩의 성질이라면, 번역의 목적은 원작 그림을 보고 이를 재해석하면서도 동시에 원작 화가가 의도한 바를 잘 표현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퍼즐과 유화의 조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좌뇌, 우뇌와 같이 이 둘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기엔 조금 애매 한 감이 있지만, 직접 경험해 보면 실제 사용하는 뇌의 기능과 능력이 다르다는 느낌이 확연하게 든다.
번역은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를 세밀하게 사용해, 사고를 정밀하면서도 유연하게 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면. 코딩은 기능을 구현하고, 그에 따른 데이터 결과를 예측하는 과정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을 키워주는 장점이 있다.
언뜻 보면 이 둘은 전혀 별개의 영역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두 영역이 상호 보완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한쪽이 성장하는 만큼 다른 한쪽이 퇴화되는 게 아니라 다른 한쪽의 능력이 영향을 받아 직간접적으로 고루 향상되는 느낌?
이를 딱히 증명할 방법은 없지만, 번역을 공부한 이후로 딱히 IT 쪽에 더 노력을 쏟거나 공부를 한 적도 없었고, 오히려 번역에 몰두하느라 한동안 이쪽을 등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딩이나 분석 설계 같은 능력이 이전에 비해 상당히 발전했다는 받았다.
안타깝지만, 이러한 큰 장점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커리어와 미래 직업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이 둘을 함께 하는 건 정말 비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더 높은 수준의 자신으로 발전시키는데 목적을 둔다면, 서로 다른 능력치를 요구하는 이처럼 서로 다른 영역을 균형 있게 활용하는 것도 좋은 훈련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