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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빈노 Dec 06. 2024

갑작스런 불청객도 기꺼이 맞이하는 힘

나를 지키는 매일매일의 작은 틈 

평온과 안녕의 꿈을 품고 사는 삶에도 종종 침입자가 들이닥친다. 고요한 꽃밭을 마구 밟고 휘저으며 뛰어노는 통에 때로는 당황스럽고 때로는 억울하다. 정성 들여 가꿔 놓은 나의 세계를 휘젓고 다니는 어떤 사람, 혹은 어떤 갑작스런 사건이 달가울 수 없는 것이다. 


하물며 때로는 별 일 없이도 내 뜻과 상관없이 날뛰는 컨디션을 만나기도 한다. 평온한 마음, 탈 없는 몸, 한결같이 따뜻하고 살가운 관계, 그 외 모든 것이 균형 잡힌 상태로 착착 흘러가는 하루하루란 꿈만 같은 일. 기복 없이 일정한 상태로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살아있는 매 순간 세포 하나조차 제자리에 가만히 있지를 않는데,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왜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지, 왜 내 몸, 내 마음인데 내 뜻대로 되지 않는지 자책하지 않기로 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왜 당신은 내 삶의 평화를 방해하는지 원망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나의 의지로 당장 바꿀 수 있는 작은 변화를, 하루하루의 일상에서 찾는다. 


대단하게 멋진 단 한 번의 경험보다 매일 반복되는 좋은 순간들이 우리 삶을 변화시킨다고 믿는다. 


오늘 하루도 얼마나 많은 좋은 '틈'을 휘리릭 스쳐 보내고 있는지.

나를 위하는 작은 틈. 차곡차곡 챙기다 보면 삶이 어떻게 달라질까?

적어도 하루하루 조금씩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작고 확실한 기쁨

반드시 지키려는 사소한 것들이 있다. 특별한 건 아니지만 내 하루를 채우는 일련의 소박한 루틴이랄까.  

이를테면 내가 있을 공간을 정성껏 정돈하는 것. 어떤 화려함과 휘황찬란함이 아니라 그저 가장 말끔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다. 별것 없이 아침에 이부자리를 정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하루를 정성껏 대하겠다는 마음가짐, 내 삶을 구석구석 가꾸고 작은 것까지 보살피겠다는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성실하게 챙겨온 아주 작은 순간들이 모이고 모여 결국은 나를 지키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내가 만들어낸 사소한 약속들이 어느새 스스로를 지키는 단단한 안전망이 되어주고 있었음을 종종 체감할 수 있다. 일상 틈틈이 놓치지 않은 작은 기쁨들이 하루를 더 찬란하게 만들어준다는 사실도. 되는 일 하나 없던 하루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정갈하게 정리해둔 깨끗한 집을 보면서 안심하는 일 같은 것들. 길에서 우연히 만난 귀여운 장면에 오래 행복해하고, 나를 위하는 잠깐의 틈에 고된 하루를 톡 털어버릴 수 있는 것.


스스로를 돌본다는 것,  귀찮아도 작고 중요한 일상을 갖추는 데 공을 들인다는 것은 종종 멋대로 맛대로 대충 막 살고 싶어질 때 내가 얼마나 스스로를 지키려고 노력해왔는지 기억해 내기 위함이 아닐까. 울면서 했던 운동과 수련, 괴롭게 몸을 일으키던 아침들, 아주 사소하고 단순해서 어쩌면 더 지키기 어렵던 나만 아는 수많은 약속들. 소박한 기쁨에 기대어 다시 웃어보던 날들. 그 하루하루 작은 틈에 정성껏 마음을 들였던 그 시간을 저버리지 말자고, 잊지 말고 다시 스스로를 위한 선택을 해보라고. 내가 아닌 것, 내 진짜 마음이 아닌 것들에 너무 많이 흔들리지 말자고. 나를 해치는 것을 잘 구분하고, 나를 위한 선택을 해보자고. 


나를 위하는 아주 작은 규칙을 만든다. 그리고 성실하게 지켜나가 본다. 

이를테면  ㅡ 내 공간을 정갈하게 가꾸기. 아침마다 이부자리 말끔하게 정리. 따뜻한 물. 영양제. 신선하고 질 좋은 음식. 규칙적인 운동. 휴대폰 너무 오래 보지 않기. 최소한 눈뜨자마자 바로, 그리고 자기 전 누워서는 절대 보지 않기.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기. 아끼는 이들과 진심을 나누기. 자연을 가까이하기. 틈틈이 쉼을 허락하기. 몸과 마음을 유연하고 편안하게 두기. 좋은 잠을 챙기고. 빛을 잘 쬐고. 물을 많이 마시고. 기타 등등…ㅡ 이렇게 단순하고 사소한 것들이 반복되어 탄탄한 일상을 이룬다. 결국 나를 지켜주는 것은 이런 것들이었다. 작고 소중한 나의 틈.




오늘 당신은 스스로를 위해 어떤 틈을 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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