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1 FOR ME FOR MYSELF

by 수빈노

엄마 없는 첫 생일을 어떻게 보냈더라


사랑받는 마음 위에 떠다니기 좋은 시간. 나보다 나를 사랑한다는 사실이 아무래도 분명해 보이는 내 언니와 함께.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대로 편안하고 자유롭게 보냈다. 이 날이면 유난히 더 많이 생각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내 마음은 여전히 미끄러지고 있다. 엄마라면 무슨 말을 해줄까, 엄마는 내가 어떻게 살아가길 바랄까. 생전 딱히 들여다보지 않던 엄마의 답을 유난스레 궁금해한다. 엄마의 마음을 상상하면서 그렇게 나를 돌보고 싶은 마음을 토닥인다. 이제 나는 다시 나를 우선순위로 두고 살아가고 싶다. 새로운 관성이 되어버린 밖으로 뻗쳐 나간 화살표를 되돌려보고 싶다. 나를 위해 스스로를 위하며 살아가자는 다짐을 한다. 올해의 목표는 그것으로 삼기로 했다.



#thinkformyself

2022의 마음.

낡아가는 체력만큼은 어쩔 수 없어도

유난스럽게 기뻐하고 슬퍼하고 꿈꾸고 사랑하는 시간들이

여전히 우리를 늙지 않게 할 거라고 믿는다




사십 년 동안 봐온 너희 엄마는 정말이지 현명한 여자였어
외유내강이라는 말 있지 그게 딱 엄마야.
아빠는 너희가 엄마를 닮은 여자가 되었으면 해 그런 사람으로 살았으면 해


"아빠가 그렇게 키운 거지만. 너희는 색이 너무 강한 데다 그걸 드러내는 것마저 분명해서

밖에서 곤란한 일을 겪지 않을까 늘 걱정이 된다

모든 걸 다 그대로 표현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야

때로는 적당히 둥글게 넘길 줄도 알아야 사는 게 좀 더 편해질 거야


너는 남자 입장에서는 참 힘들만한 애야 감정이 예민하고 기복이 심하니까

그래도 그런 걸 이해해주고 존중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났으면 해

물론 완벽하면 좋겠지만 어떤 것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그건 인간 됨됨이고,

너를 최고로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마음이다."




무조건적인 내 편.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마음을 내 언니에게서 내 아빠에게서 자꾸 본다. 그런 마음을 받는 덕에 나는 휘청일 때마다 금세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겠다, 다시 뚜벅뚜벅 잘 걸어갈 힘이 되겠다고 멍하니 생각한다. 내가 받은 사랑과 믿음이 혈관을 타고 돌고 돌아 스스로를 지키는 마음이 된다. 당연하게 여기던 많은 것이 당연하지 않다. 나이를 삼키며 더욱 실감하는 것들에 점점 더 깊이 감사하게 된다. 언제든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바르게 잘 살기. 자꾸 생각하게 되는 한 가지


IMG_6001 Edited.JPG 용인 아너스톤. 처음으로 혼자서 갔던 엄마의 새 집, 내 첫 생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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