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회복된 것 같아?”
어느 정도는 된 것 같다고 대답할 수 있다. 이제는 다시 원래의 얼굴로 돌아왔다는 말도 종종 듣게 되었다. 어쩌면 이전보다 더 좋은 삶을 살아낼 작은 방법을 알게 되었을 수도 있다. 아니 그냥 헤매다 만난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 나를 좀 나아지게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대체 무얼 하며 지냈는지 명확히 잡히지 않던 그간의 날들을 다시 돌아보니, 오늘의 나를 만들기 위한 하루하루의 걸음이 선명해진다. 나는 다시 그때그때의 마음이 되어 좀 더 고달파지고 좀 더 따뜻해진다. 그리고 더 좋은 것을 품고 싶어 진다. 많은 마음을 지나쳤고 앞으로도 많은 마음을 만나게 될 것이다. 어떤 날의 마음은 또 지금의 마음을 영영 이해하지 못하거나 또 미치게 부끄러워할 거라는 사실은 이미 학습되었다. 그럼에도 지금의 나만이 할 수 있는 기록이 있다는 사실만을 떠올리면서. 오늘 끄집어낼 수 있는 기억을 성실하게 남겨본다. 가장 느린 시간을 부지런히 흘려보내며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해보는 것이다.
어떨 때는 어제의 기록조차 모르는 마음처럼 낯설게 느껴진다. 하물며 누군가 타인의 어떤 마음에 공감하고, 위로받는다는 게 얼마나 먼 일일까 생각한다.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가깝고 먼 곳에서, 발견해 낸 마음과 집요하게 얻어낸 마음, 바란 적 없이도 넘치게 받아버린 마음들까지. 예쁜 마음들은 언제나 나를 건져냈다. 나를 더 용감하게, 더 진실하게, 그렇게 결국 더 나아지고 싶게 한다. 나를 움직인 것은 늘 그런 종류의 긍정이었다. 내가 나를 긍정하기 어려울 때는 타인의 긍정을 빌려다 쓴다. 부담 얹힌 빚은 아니지만 갚아주고 싶은 예쁨인 것은 분명하다. 마음 한켠 일정 분량의 긍정을 마련해 두어 누군가가 필요로 할 때 요긴하게 전해주고 싶다. 이번엔 당신 차례야 펑펑 써봐. 언제나 나를 위한 것보다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에 좀 더 신이 나고 힘이 나는 법이다.
그럼에도 내 마음의 주인은 언제나 나 자신이다.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보낼지, 어떤 삶을 살 것인지는 온전히 나의 선택이어야 한다. 사람 혹은 사람이 아닌 어딘가에 기대어 의지 하고픈 마음은 매번 나를 더 외롭게 만들었다. 오직 나만이 나를 구할 수 있다. 오직 나만이 나를 구할 수 있다는 믿음은 내가 더 현명하게 나를 살피고 적절한 방법을 깨우쳐 단단하게 나아갈 의지를 갖게 한다. 그리고 다시 타인에게 균형 있는 힘을 내어줄 수 있다. 누군가를 지키는 일상에 치여 스스로를 돌보는 일을 잊게 된 그들이 자신을 지키는 마음을 내도록. 너무 늦어지기 전에 조금씩 틈을 만들어보자고 진심으로 말해볼 수 있다. 내가 괜찮아야 덩달아 괜찮을 것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잊힌 것은 멀어질수록 딱 그만큼 되찾기 어려워진다.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바르게 잘 살자는 매일의 다짐을 지긋하게 반복하지만 종종 다른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다짐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 잘 하자, 행복하자는 다짐 대신 그냥 당장 좋은 것을 해.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을 나에게 주려는 부지런한 노력과 구체적인 행동만이 결국 나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로서 모두를 평온하게 하리라 믿는다. 엄마가 나를 대했던 마음처럼, 이제는 스스로 돌보기 위한 사소한 일들을 한다. 그리고 이제는 조금씩 손을 뻗고 싶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멈춰 서 살펴보자고, 그리고 작고 중요한 것을 해보자고. 필요할 때 언제든, 내가 긍정을 들고 옆에 뒤에 서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