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후회하자'라는 마인드로 살아가는 평범한 20대의 일기
일단, 나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보겠다.
약 10개월간 삐까 뻔쩍한 뉴욕이 아닌 미국 시골 주라고 할 수 있는 Utah에서 교환학생을 하였다. 영어도 정말 못하고 혼자 살아본 적도 없는 내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에 들어갔다. 무슨 자신감인지 잘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잘 살아서 돌아왔다.
나는 코로나 시국에 대학을 입학해 여행에 한이 매친 마냥 이 기간 동안 정말 많이 여행을 다녔다. 좀 적응했다.' 나 이제 미국 대충 안다. ' 했을 때 혼자 여행을 겁 없이 떠났다.
비록 하와이는 나의 첫 여행지가 아니었지만, 배운 점도 많고 나의 행복 수치의 100%를 찍었기 때문에 영광스러운 나의 첫 글 주제로 정하게 되었다.
시작부터 삐그덕. 분명 샌디에이고에서 호놀룰루 직항이었던 내 비행기는 출발 30분 전에 갑자기 산호세 경유로 바뀌었다. 미국은 참 크다. 내가 10개월간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매일 느낀 바이다. 미국에서 미국으로 가지만 거의 9시간이 걸렸던 것 같고, 지루한 시간을 걸쳐 도착했다.
나를 반겨주는 건 강렬한 햇빛. 맑다. 여행하는 내내 비 온다 했던 일기 예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강력하게 보여주었다. 햇빛을 즐기기엔 뚜벅이인 나는 빨리 버스 정류장을 찾으러 뛰어다녔다.
약 1시간 동안 마을버스를 타고 가니 북적북적한 쇼핑몰들, 말로만 듣던 호놀룰루 비치에 다와 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홀로 여행객의 숙소. 당연히 호스텔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4인실이라는 소소한 행복을 가지고 체크인을 하였다. 나 이제 정말 하와이에 온 건가?!
한 블록 걸어가니 내가 지금 하와이에 있다는 것이 소름 끼치도록 느껴졌다. 강렬한 햇빛을 막아주는 선글라스를 잠시 내려두고 온몸으로 이 엄청난 기운을 느꼈다.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은 감정이었다. 평화로웠다.
경치 구경은 좀 있다. 일단 배부터 채워. 하와이 하면 Poke 아니겠나! 진정한 포케를 이제 먹어보는구나! 설레는 마음으로 유명한 집(마구로 포케)에 갔다. waiting이 있었지만 이것 따위가 나를 막을 수 없어.
가장 유명한 세트를 테이크 아웃을 해서 호놀룰루 비치를 향해 걸어갔다. 정말 아무 곳에나 앉았다. 이제 땅바닥에 막 앉는 것이 아무렇지 않아졌나 보다. 그새 해가 져서 엄청 어두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바다를 유튜브 삼아 사람들의 소음을 즐기면서 포케에 집중해 보았다.
따뜻한 밥과 신선한 해산물의 조합이라... 신선했다. 내가 너무 기대를 했는지 생각보다 엄청난 맛은 아니었다. 하와이의 첫 음식으로 엄청난 설렘을 가지고 먹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일 다른 맛을 먹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번쩍이는 호놀룰루 쇼핑 거리를 산책했다.
신혼여행지의 대명사인 하와이. 나는 혼자 왔다. 당당하게 걸어 다니면서 쇼핑을 즐겼다. 아무도 내가 혼자 왔는지 둘이 왔는지 신경은 안 쓰겠지만.. 아, 미국에서는 저녁에 여자 혼자 걸어 다니면 정말 위험하다. 하지만 하와이는 아닌 듯하다. 그렇지만 조심하면서 첫날을 마무리했다.
호스텔을 항상 숙소로 잡는다. 혼자 여행을 하면 숙소비가 생각보다 많이 든다. 나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다. 어떤 사람들과 함께 이 숙소를 쓰게 될까 설레는 마음으로 방 문을 열었다. 대만 친구가 나에게 밝게 Hi 하고 인사해 주었다. 이제 나도 영어로 대화하는 게 두렵지 않은가 보다. 참고로 나는 굉장히 이기적인 마인드로 영어를 한다. 내가 문법도 틀리고 엉망징창으로 이야기해도, 알아서 알아들어주겠지.
아무튼, 서로 자기소개 타임을 가지고 각자 오늘 무엇을 했는지 이야기를 해보았다. 그때 또 새로운 친구의 등장. 이번에는 독일 친구였다. 정말 밝고 맑다는 게 느껴질 정도로 좋은 에너지를 내뿜고 있었다. 내일 같이 호스텔 투어 신청해서 가자고 제안해 주었다.
나는 혼자 여유로움을 즐기면서 맛있는 것을 먹자는 계획이었기에, 투어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뿌듯한 하루를 보내고 상쾌한 에어컨을 쐐면서 잠에 들었다.
눈을 뜨니 부지런한 친구들은 새벽부터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도 질 수없지. 일찍 나가서 열심히 즐겨주겠다! J인 나는 이번 하와이 여행은 정말 P같이 살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래서 이날 아침 눈을 뜨고 문을 열어 강렬한 햇빛을 체크하고 하이킹을 가기로 결심했다.
급작스럽게 Diamond Head Ticket을 구매했다. 오후 12시 티켓. 지금은 8시. 일단 나가자. 커피를 마시지도 않지만 디저트 킬러인 나는 유명하다는 Kona Coffee를 갔다. 유명하다는 흑임자 퀸아망을 오랜 웨이팅 끝에 구매했다. 나는 굳이 호놀룰루 비치를 보면서 먹겠다고 열심히 모래사장을 걸어갔다.
정말 뜨겁고 행복의 기운이 넘침을 느끼며 야무지게 먹었다. 누가 이 장면을 찍어준다면 정말 청춘 그 자체겠다는 생각을 하는 찰나에 비둘기들이 나를 향해.. 왔다. 역시 현실과 환상은 다르다.
이것저것을 먹었는 데에도 10시. 나는 그냥 가보기로 결심했다. 마을버스를 타고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갔다. 내리고 관광객답게 Diamond Head 표지판에서 인증숏을 찍었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을 따라 같이 걸어갔다. 미세먼지 하나 없는 신선한 공기를 맡으며 풍경을 감상해 보았다.
입구 도착. 당당하게 표를 보여드렸다. 역시 시간은 딱히 상관없었다 보다. 본격적 하이킹. 나는 하이킹을 안 한 지 약 10년은 되었다. 근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해보고 싶었다. 나 혼자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싶었나 보다. 다른 이야기를 좀 하자면 나는 자기 확신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래서 이런 경험을 통해 나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마인드를 다잡아야 한다.
다이아몬드헤드는 쉬운 하이킹 코스이다.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다. 사실 올라가면서 내가 왜 왔지라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주변 사람들의 에너지를 느끼며 열심히 따라갔다. 이 계단만 올라가면 된다. 힘겹게 올라가고 고개를 드니 정말 멋진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내가 하와이에 있으면서도 하와이에 있는 게 믿기지 않았다. 꿈속, 소설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멋진 풍경이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이 풍경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부모님께 영상통화를 걸었다. 슬프게도 전화가 잘 터지지 않았다. 최대한 많이 사진을 찍고 동영상도 남기면서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었다. 혼자 여행을 하면 인생샷 남기기 정말 쉽지 않다. 나는 그래서 내가 만족할 때까지 부탁을 드린다. 이번에는 인도인, 일본인, 미국인 총 세분께 부탁드렸다. 내가 만족한 사진은 미국인 가족이 찍어준 사진!
다시 여유롭게 내려와서 숙소로 컴백했다.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자 결심했던 것과는 다르게 또 엄청 힘들게 여행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 웃음이 나왔다. 나는 바쁘게 돌아다녀야 뿌듯함을 느끼나 보다. 배에서 빨리 음식을 달라고 소리친다.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나가보았다.
하와이 하면 뭘 먹어야 할까. 진지하게 고민해 보았다. 결정장애가 와서 일단 알라모아나 쇼핑몰로 향했다. 여기 푸드 코드에 먹을 게 많을 거야! 오... 또 너무 많았다. 일단 떨어진 당을 보충하기 위해 호놀룰루 쿠키를 몇 개 사서 먹었다. 결국 그냥 열심히 쇼핑을 했다. 이곳저곳 들어가 보며 내 가족들, 친구들에게 줄 선물 하나하나를 고민해 보며 골랐다. 누구에게 이런 선물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한 것 같다. 내가 느낀 행복함을 같이 공유하는 즐거움.
두 손 무겁게 들고 숙소 컴백. 대만 친구가 같이 포케를 먹으러 가자고 제안해 주었다. 어제 실망한 poke의 감정을 회복하고자 다시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또다시 그 마구로 포케 집에 갔다. 왜 다른 곳에 가지는 않았는가? 나는 이 집의 다른 맛을 시도해보고 싶었다. 이상한 고집이었다. 마요네즈 베이스의 다른 포케를 시도해 보았다. 음.. 맛있긴 했는데 인상 깊지는 않았나 보다. 지금 맛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늘 활동량은 참 많았는데 먹은 게 따로 없어서 그런지 갑자기 식욕이 막 올랐다. 과일 킬러인 나는 아사이볼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같이 먹어보자. 유명하다는 집에 갔다. 16oz로 굉장히 큰 양의 아사이볼을 1인 1개 주문했다. 웬걸? 완전 내 스타일이었다. 피넛 버터가 들어간 아사이볼은 정말로 내 스타일이었다. 이제 너 내가 열심히 먹어주마.
이후 소소하게 다시 호놀룰루 비치의 따스함을 즐기면서 몰려오는 식곤증을 열심히 이겨내 보도록 노력했다. 이런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준 나의 부모님 게 감사함을 한번 더 느끼며 전화를 했다. 오늘 내가 어떤 점을 해냈고 무엇을 먹었는지 정말 자세히 세세하게 껌딱지처럼 붙어서 조잘조잘 이야기를 했다.
아무 고민 없이 오직 여행에만 집중했다. 여행하면서 정말 행복했나 보다. 가끔 하와이에 있는 꿈을 꾼다. 인스타 속 화려한 사람들, 친구들과 나를 끝없이 비교하면서 우울해할 필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튜브 속 멋진 아이돌들을 보면 내 나이 또래가 저렇게 성공해서 돈을 벌고 있구나.라는 점에서 현타가 오곤 한다. 하지만 이젠 인정하려고 노력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나는 작년의 나에 비해 분명히 성장했을 것이다. 그럼 충분하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크게 보면 성장하고 있을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무언가를 깨달은 사람인 마냥 글을 쓰고 있는 것 같지만, 평범하게 아침에 지옥철에 괴로워하고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긍정적 마인드를 가지려고 계속 노력 중이다.
이렇게 서툴고 어색한 마무리를 해보겠다. 나중에 내가 이 글을 보면 많이 서툴러 보일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좋다. 2편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