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성취감, 난 못할 게 없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유타주에 있다.
1편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유타에서 교환학생을 두 학기 동안 했다. 일반적인 미국의 여행이라고 하면 뉴욕, LA 이렇게 생각이 나기 쉽다. 미국 시골로 온 만큼 내가 이를 누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갔던 국립공원이었다. 그냥 여행으로 와서 가기엔 쉽지 않고 로드트립 여행에 맞는 코스인 것 같다.
내 대학교가 있는 Ogden에서 남쪽으로 무려 4시간이나 차를 타고 가야 Visitor Center에 도착한다. 같은 UT이지만 UT의 크기가 대한민국보다 크기에 무려 왕복 9시간을 가야 한다. 새벽에 출발해서 밥 먹고 하다 보니 약 오전 11시쯤에 도착했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미리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이 평일 오전시간에도 아치스 국립공원에 들어가려는 줄이 엄청났다. 관광객답게 Arches National Park 표지판에서 사진을 남겼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이 국립공원을 차로 한 바퀴 돌려고 해도 몇 시간이 걸린다. 그 정도로 엄청 크기에 하이킹하고자 하는 구역을 정해서 가야 한다. 하이킹 전 일단 기념품샵을 갔다. 자석 get! 이제 이 Visitor Center를 나가는 순간 핸드폰도 터지지 않고 깨끗한 화장실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미리 오프라인 지도를 꼭 다운로드하는 것 기억하기. 일단 몸풀기로 난이도 하의 Arch들을 보러 갔다. Balanced Rock, Pothole Arch, Double Arch, North Window, South Window 이 정도는 괜찮지. 산책하듯이 가서 보고 오면 된다.
본격적으로 난이도 상의 하이킹을 가보자. 사실 나는 하이킹 싫어 인간이라 좀 걱정을 많이 했다. 이번에 안 가보면 언제 가겠나. 그래도 도전해 보자 포기해도 좋으니 가보자고. 이번 아치는 Delicate Arch이다. 오, 생각보다도 더 힘들었다. 멀리서 목표가 보이면 그래도 괜찮을 텐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경사가 너무 높아서 같이 간 언니 오빠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올라갈 수 있었다. 위에서 일몰을 보기 위해 올라갔기에 지체할 시간 없이 올라갔다.
좁은 골목을 지나 딱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는 순간, 와... 여기가 화성인가. 처음으로 자연의 신비함을 느껴보았다. 나는 참고로 별로 자연경관을 봐도 인상 깊어하는 사람이 아니라 기대를 전혀 안 해서 그런가 너무 신선한 충격이었다. 미국 정말 넓다. 일몰에 맞춰 사진을 찍고 자리를 잡아 평화로움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온몸으로 느껴보았다. 오, 갑자기 데이터가 켜진다. 급하게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보았다. 엄마에게 이 신비로움을 꼭 전해주고 싶었다.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내가 이 미국 유타, 아치스 국립공원에 가장 유명한 Arch앞에 앉아서 일몰을 보다니.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멍 때리면서 일몰을 보다 보니 해가 져서 앞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졌다. 이제 내려가보자! 역시 올라온 만큼 내려가려고 하니 벌써 앞이 깜깜했다. 핸드폰 후레시에 의존하면서 조심히 내려갔다. 후레시를 끄고 하늘을 보니 정말 수많은 별들이 있었다. 이렇게 많은 별들과 뚜렷한 별자리들은 처음 보았다. 벌레들의 울음소리가 백색소음처럼 들리며 엄청 힐링받은 느낌이었다. 황홀한 순간이었다.
아, 이제 감성에서 빠져나오니 배가 너무 고팠다. 열심히 숙소를 향해 갔다. 근데,,, 신호가 바뀌어도 차들이 안 갔다. 알고 보니 불이 나서 길이 통제가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길에서 1시간 반 있었다. 이런 걸 보면 미국인들은 참을성이 좋은 것 같다. 나는 지치고 배고프니까 힘들어서 짜증이 났던 것 같다 ㅎㅎ.. 암튼, 이렇게 첫째 날은 지나가고 둘째 날 아침밥을 먹고 다시 하이킹을 하러 갔다.
최고 난도. " Devils Garden"에 도전하기로 했다. 표지판에서도 경고를 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경로이다.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지만 이 길을 몇 시간 보니 힘들긴 했다. 그래도 어제 해냈다는 성취감을 또 얻기 위해 열심히 걸었다. 하염없이 걷다 보니 이번에는 Double O Arch가 보인다. 말 그대로 두 개의 0으로 구성되어 있는 아치였다. 어제 엄청 멋진 아치를 보았다고 이거에 감명받지 않는 나 자신이 웃겼다. 나름 멋지게 인증숏도 찍어주고 마저 걸어갔다. 정말 미끄럽고 가팔랐기에 서로서로 의지하면서 열심히 걸었다.
마치 게임처럼 단계 깨듯이 지형과 분위기가 계속 바뀌는 것이 흥미로웠다. 특히 우리나라의 산이랑은 전혀 다른 모습이어서 더욱 신기해하면서 걸었던 것 같다. 약 3시간 반을 걷고 나기 내가 들어왔던 입구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고 괜히 어깨가 으쓱 올라갔다. 신발에서 모래가 엄청나게 쏟아졌다. 양말도 황토색 모래 색깔로 다 바뀌고 땀도 정말 많이 났다. 이렇게 내가 또 해냈구나! 다시 그렇게 하이킹할 일이 없을뿐더러 미국에서는 더욱 없을 텐데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다시 기숙사로 돌아오면서 멋진 경치를 보며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이렇게 쓰니 나는 혼자 생각도 참 많이 하는 것 같다 ㅎㅎ) 내가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준 모든 환경과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솔직히 이 여행을 계획할 때 가지 말 까라는 고민을 그날 아침까지 하였다. 하이킹도 안 좋아하고 자연도 별로 안 좋아하는데 가봤자 후회하는 거 아닌가? 역시 하고 후회해야 한다. 물론 같이 간 언니가 있어서 의지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미국까지 왔는데 정말 하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것 같다.
나는 걱정이 앞선 스타일이라 먼저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해보고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게 되지 않고 미국에서는 특히나 계획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때로는 그냥 저질러 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 같다.
남들이 보면 별거 아닌 저 하이킹에 뭔 이런 소감을 남기냐 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별게 아니었다. 이 성취감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내가 저것도 했는데 이걸 못할 리가?! 이런 마인드가 생겼기 때문이다. 아무튼, 미국 유타 근처에 올 일이 있다면 아치스 국립공원 정말 추천한다. 하이킹, 자연이 싫어도 한번 가서 도전해 보길 바란다. 힐링되는 미국의 고속도로 타임슬랩으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