γνῶθι σεαυτόν - 너 자신을 알라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는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를 만들어서"이다. 문제 정의를 잘못한 사업은 시작부터 끝이 정해진다.
왜 문제 정의를 잘못했을까? 보는 눈이 없기 때문이다. 왜 보는 눈이 없을까? 공부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왜 공부와 경험이 부족했을까?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럼 평범한 사람은 스타트업 창업을 하면 안 될까? 그렇다. 평범한 사람은 스타트업 대표를 하면 안 된다. 남들과 같은 경험과 공부량으로는 할 수 없다. 대표라는 자리를 견딜 수 없다.
얼마 전 글로우서울 유정수 대표님의 인터뷰 영상을 봤다. 100억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 대표 30명 모임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까지 살아남은 사람은 본인 혼자이며, 나머지 29명의 끝은 대부분 좋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죽은 자들은 말이 없기에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은 1명의 성공 스토리에 매료된다.
그럼 스타트업으로 성공한 사람은 누구일까? 혁신의 숲에서 유니콘 키워드로 검색하면 32개의 스타트업이 나온다. 나는 이 회사들의 대표자 학벌이 궁금해졌다. '좋은 학교에 들어갈 지능과 배경이면 당연히 사업도 잘하겠지'라는 가설이었다.
IT업계에서 유명한 "네카라쿠배당토직야"도 포함해서 대표자와 학벌을 살펴보자. 한눈에 보기 쉽게 엑셀로 정리해 봤다.
위 데이터를 보니 내 가설이 맞는 것 같다. '학벌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는 말은 유니콘까지 가는 길에서 통하지 않았다. 학벌은 능력과 가능성을 증명한다. "좋은 학벌"에는 기본 지능, 학습력, 성실성 등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주요 능력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대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주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예측하는 삶의 궤적이다.
좋은 대학에서 만난 동문들과 선배 창업자들로 이뤄진 탄탄한 네트워크 역시 좋은 기회를 부여한다. 투자 테이블에도 오를 기회가 많아지는데 VC도 대표의 학벌을 본다. 투자를 검토하는 VC 역시 명문대학교 출신이 많다. 학벌이 좋은 대표는 투자의 리스크를 줄인다. 확률이 높은 쪽에 돈을 거는 것은 당연하다.
또 유니콘 창업자의 30% 이상은 전통 대기업 출신이다. 대표자의 역량이 높은 것이다. 그 역량이 능력, 인맥, 환경, 운 어떤 것이든 회사는 기본적으로 대표의 역량만큼만 성장한다.
역량이 부족하면 목표를 낮추고 성장하자
in 서울에 실패했다면, 유니콘 기업을 만드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모든 사람이 챔피언스리그에 설 수 없다. 명확한 사실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방대나, 고졸임에도 유니콘 기업을 만들겠다는 대표들이 있다. 메타인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다. 학벌은 좋지 못해도 사업을 잘 하는 대표들은 어떨까?
내가 만난 똑똑한 대표들은 본인의 한계를 알고, 자신의 역량으로 사업을 어디까지 끌고 갈 수 있는지를 안다. 자기 자신과 서비스의 구조적 한계를 모두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적절한 시점에 엑싯을 할지, IPO를 할지, 캐시카우로 남겨둘지 선택할 수 있었다.
또 작은 규모의 엑싯을 반복하는 연쇄 창업마도 있다. 이들의 개인 수익률은 어중간한 스타트업 대표들보다 훨씬 높다. 유니콘이 못 되면 망하는 걸까? 부족한 사람일까? 전혀 아니다. 사람의 가치는 창업, 성공과 관련이 없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경기장을 고르는 감각이다.
현명한 대표들은 공부를 멈추지 않는다. 이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제때 공부하지 못했을 뿐이다. 이런 대표들만이 한계를 극복하며 성장해간다.
망하는 사업은 대표가 무능해서고,
성공한 사업은 대표가 유능해서다.
나 자신을 알 때 창업은 정말 좋은 경험이 된다. 생각처럼 풀리지 않아 폐업을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얻는 성장은 직장 생활에 비할 수 없다. 대표자에게 요구되는 능력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다만 안 되는 사업을 붙잡고 리스크를 늘리는 행동은 말리고 싶다.
최근 정부 지원 사업 시즌이 시작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부 지원 사업은 리스크를 줄이는 정말 좋은 방법이다. 다음 글로는 사업계획서 작성 팁을 간단하게 써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