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밀키트 - 우리 고객이 누구야? 시장 상황은?

전국 맛집 중개 플랫폼 #2

by Jay




"전국 맛집 중개 플랫폼"이라는 아이템 자체는 긍정적으로 봤다. 전국의 맛집들을 발굴하고 집으로 배송을 해준다니.. 멀리 있는 맛집을 찾아갈 필요도, 그곳에서 줄을 서며 기다릴 필요도 없다. 또 음식을 배달이 아닌 배송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려면 밀키트 형태가 되는데, 밀키트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그런데 강점에 비해 약점이 많았다. 먼저 고객 쪽이 문제였다. 이 서비스를 이용할 고객이 누군지에 대한 분석이 깊게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우리 고객이 누군가요?" 입사 첫날 대표님께 물었다. "맛집을 들여오면 그 맛집의 고객들이 따라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이는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모수가 적은 집단이다.


'언젠가 한 번 먹어봤던 맛집이 생각나서', '들어본 적 있는 맛집의 음식이 궁금해서' 등은 특수 케이스다. 특수 케이스를 고객으로 설정하고 시장에 진입해도 괜찮을까?



고객


한 끼 식사를 파는 입장에서 고객의 식사를 생각해 봤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63.8%가 아침식사를 한다. 점심식사는 83.4%, 저녁식사는 78.4%로 나타난다. 즉,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 평균 약 2.2 끼를 먹는다.


여기서 주 고객층으로 예상하는 20~40대의 아침식사율은 40%대이다. 40%도 집에서 가볍게 먹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아침식사는 제외한다. 점심식사도 직장 근처에서 외식을 하거나 구내식당 혹은 도시락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제외한다.


남은 건 평일 저녁 1끼와 주말이다. 평일 저녁과 주말 식사에 어울리는 업체로 영업 및 마케팅 방향을 잡아야 한다.


이번에는 시장 상황을 보기로 했다.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궁금했다.



직접 경쟁



혁신의 숲이라는 사이트에서 스타트업의 정보를 볼 수 있다. 온라인으로 식품을 판매하는 회사들을 찾아 정리했다. 엑셀에서 초록색으로 체크된 업체들은 이미 맛집을 밀키트화 해서 판매 중인 업체다.


컬리, 오아시스 같은 대형 플랫폼에서 '맛집'은 하나의 카테고리 정도였다. 맛집을 위주로 판매하는 띵굴과 컨비니가 유사 서비스였다. 연매출 30억 정도의 수요를 확인했다.



간접 경쟁



집 앞 마트나 편의점을 가보면 대기업에서 만든 훌륭한 밀키트들이 있다. 컬리와 쿠팡은 주말 새벽에도 신선한 식재료를 배송하고, 배민에서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면 1시간 안에 식사를 배달한다.


반대로 우리의 고객은 주문 시간에 따라 1~2일 뒤에 상품을 받게 된다. 위 선택지들을 놔두고 왜 굳이 다음날에야 도착하는 음식을 먹어야 할까? 매장에서 먹는 맛과 밀키트로 받은 맛이 다를 거라는 불안 역시 따라온다.


하루 1끼를 [컬리, 오아시스, 푸드어셈블, 띵굴, 컨비니]와 직접 경쟁하고, [배민, 쿠팡, 컬리, 마트, 편의점, 외식업체]와 간접 경쟁해야 한다.



가능성


일단 맛집 중개 앱서비스를 하는 게 맞는지부터 점검해 보자. 맛집 중개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고점은 띵굴과 컨비니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고점이 높을까?



두 회사 모두 투자를 받았다. 띵굴은 두 번의 M&A 이후 2021년 7월 시리즈 A에서 55억을 투자받았다. 컨비니는 2021년 12월 시리즈 B에서 60억을 투자받았다.


팬데믹 기간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코로나 특수다. 후속 투자가 없었다는 건 시장성이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재무제표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나는 저들이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먼저 시장에 뛰어든 플레이어들이 이런 상황이라면 비슷한 구조의 앱서비스는 건드리지 않는 게 맞다.



나라면?


내가 이 회사에 대표라면 어떻게 했을까?

1. 앱을 폐기하고 관련 인력을 모두 정리한다. 고정비를 줄이는 게 1순위다.



2. 한국의 검색 포털 점유율은 네이버가 60%를 차지한다. [검색-유입-전환] 흐름에 유리한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로 메인 판매 채널을 설정한다.


3. 이후 최소한의 인원과 자원 투입으로 현금흐름을 만들고 다른 일을 할 것 같다.


왜 이런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질까?

다음에는 이런 일이 벌어지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생각하고 글을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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