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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노해심리이야기 Sep 17. 2018

부부상담 ‘명절 증후군이 되어 버린 한가위’

작은 효도하려다 큰 불효자 된다.


추석에 부모님 댁에 다녀오다 김진우(가명) 씨 부부는 또 싸움을 하고 말았다. 아내가 시부모와 형제들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기 때문이다. 추석음식 장만을 해야 하는 아내는 서운한 마음이 컸다. 자신은 막내며느리임에도 제일 먼저 시댁에 가 음식 장만을 해야 하고 장사를 하는 큰형님은 추석이 대목이라는 이유로 추석 당일이 되어서야 시댁에 왔기 때문이다.
  
명절마다 여자들은 부담이 크다. 제사음식을 마련해야 하고 가족, 친척들에게 인사도 해야 한다. 이런저런 부담보다 더 큰 부담은 시댁 부모형제와의 갈등에서 오는 심리적인 부담이다.
  
김 씨 부부도 이 때문에 명절만 되면 마음이 불편하다. 명절이 다가온다는 생각이 들면 그의 아내는 예민해지고 남편은 아내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올해도 돌아오는 차 안에서 부부싸움이 벌어졌다. 그녀는 형님도 형님이지만 시어머니의 태도가 더 불만이다. "당신은 알기나 해요? 큰형님은 늘 명절 당일 잠시뿐인데도 어머님은 '어서 와라. 온다고 고생했지'라며 형님만 챙겨요. 고생이야 내가 했지." 이렇게 남편에게 하소연한다.

문제는 남편의 반응이다. "형수는 장사하는데 어쩔 수 없잖아. 당신이 이해해." 남편의 반응에 아내는 더 화가 치밀어 "당신!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이젠 나도 명절에 못 가"라고 한다.
  
김 씨 부부가 갈등하는 근본 원인을 알아보자. 김 씨는 막내지만 위로 형님과 누님 둘이 있다. 형님 내외는 명절뿐 아니라 부모님 생신 등 집안 대소사에도 장사한다는 이유로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속상한 마음을 호소했었다. 10년 정도 그렇게 지내고 나니, 아내도 이젠 억울함 뿐이다.
  
사실 형님 부부의 소극적 태도를 허용해 준 것은 시어머니다. 시어머니가 큰며느리에게 관대한 것은 사실 큰아들을 향한 지극한 마음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시어머니는 큰아들뿐이었다. 어머니는 어려운 집으로 시집 와 젊어서부터 안 해 본 일이 없었지만 아버지는 어머니를 다독여주지 못했다. 그런 어머니에게 큰아들은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렇다면 김 씨 부부는 어떻게 갈등을 풀어나가야 할까?
  
먼저 김 씨 부부가 형님 부부에게 자신들의 생각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형님, 힘들죠"라며 먼저 얘기를 꺼낸 뒤 역할 분담에 대해 의논해야 한다. 형님 부부도 동생을 생각한다면 동생 부부에게 "고생이 많았지, 늘 미안해. 다음부터는 우리 의논해서 준비하자"고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편의 태도. 즉 아내에 대한 말투가 중요하다. 아내의 입장에서 "형수도 형수지만 형님도 너무 심하지, 내가 한마디 할 테니, 당신은 진정해요"라는 식으로 아내의 편을 들어줘야 한다.


님자가 아내를 위한다고 부모형제를 저버리는 것은 아니다. 아내의 입장에 서는 것이 부모에게서 분리되어 독립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내 또한 친정에서 남편이 같은 입장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풍성한 한가위가 되자면 우린 좀 더 지혜로워질 필요가 있다. 부모님과 형제를 위한다고 배우자를 저버리면 부부는 갈등이란 고통을 격게 되고 그런 고통은 이혼이란 큰 불효를 하게 말지 모른다. 부모에게 작은 효도하자고 집착하다 배우자와 이혼하는 소탐대실(小貪大失) 하지 말기 바랄뿐이다.


박노해부부가족상담센터

couple1.modoo.at

051)332-5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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