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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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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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한 갈래로 축약될 때면

서럽게 그 기억이 되살아난다.


대게 그 형상은 꿈에서 나타나는데

아무리 깨려고 해도 깨지 않고,

눈을 질끈 감아도 앞이 잘 보인다.

어디로도 도망갈 수 없는 곳이라

네가 꿈에 나오는 날이면

그건 정말이지, 정말 좋지 않다.


우리야,

늘 불확실한 과정 속에서 함께 했었고

그것이 끝났다고 해서

세상이 망한 것은 아니지만

나의 세상이 무너진 것은 맞지.


너에 대한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내겐 당연한 지불이지만,

매끄럽고 가냘픈 문장으로

너를 말하기에는

이미 여름이 왔고,

여름은 내게 많은 의미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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