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쩌자고 타로를 배웠는가? by 멸종각
매지션 카드입니다.
아마 조금만 검색해봐도 이 카드의 뜻 정도는 금방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만일 누군가가 자신의 애정과 재물운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을 때 이 카드가 나왔다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실 테지요. 신나게 이것저것 풀어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카드도 어떤 덱과 함께 쓰이는가에 따라서 굉장히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타로의 두 번째 카드이면서 최초로 번호가 붙는 이 카드엔 타로카드 전체의 상징인 4요소가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영능을 상징하는 오른손과 땅을 가리키는 왼손의 조화는 이 카드가 지니는 가교 역할을 상징합니다. 그는 전달자이자 중재자이며 동시에 속이는 자이자 꾸미는 자입니다.
허리에 둘러진 뱀의 허리띠와 붉은 외투도 모두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이것은 역시 함께 포진된 덱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러니 단편적인 해석은 이야기를 산으로 가게 만듭니다.
아, 상징의 위치와 조합도 모두 의미가 있습니다. 꽃들도 마찬가지겠죠. 오, 색깔은 말입니다~
- 아니 그 조합들을 어떻게 모두 기억합니까?
뭐 논외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만 ^^; 적어도 누군가의 질문에 대해 답하겠다고 마음먹으셨다면 모조리 외워두셔도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타로의 모든 카드들은 이중성만이 아니라 각각의 연동되는 의미들이 따로 있기 때문에 이것을 이해하지 않고 들뜨게 되면 우리의 만남은 되려 또 하나의 비껴가는 시선으로 남게 될 겁니다.
간편한 길잡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 하나 타로를 접하게 되면서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중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이것이 단순한 상담이든 점성학적 상징 해석이든 기준은 바로 질문자라는 사실입니다. 그 모든 의미에 능통하고 매지션처럼 다재다능하더라도 질문자가 멀어진 해석은 무의미하고 불안합니다.
질문자의 질문에 갇히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를 좀 더 들여다보고 그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는 이야깁니다. 한 인간이 지금까지 걸어오고 멈춰 서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면, 그를 향해 어떤 이야기가 필요한지 먼저 살피고 그의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것이 과거에 여러 가지 그림 속에 상징을 숨기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서로의 삶을 펼쳐 보이며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의 지혜입니다.
그 우주를 통해 그림을 보는 것이지, 그림을 통해 그 우주를 제단 하라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아, 그래서 연애운에 이 카드를 뽑으면 어떡하냐고요?
아이고야.. 그게... 아이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