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할 때의 자격조건(?)
-생강 갈비찜의 재탄생(?)
episode.1
작년 어머니 생신 때였을까. 생신 선물을 드리기 위해 갈비찜을 직접 했던 적이 있다.
인터넷에서 갈비찜 레시피를 찾아 간장, 설탕, 참기름 등등 식재료를 준비하고,
마트에서 산 갈비들을 물에 넣어 핏물을 제거하고, 등등등..
레시피에 맞춰서 식재료들을 준비했다. 그리고 레시피를 암기하기 위해서 바로바로 레시피를 찾아보지 않고
다진 마늘과 생강을 넣었는데,
갈비찜 양념을 끓이는 도중에 생강 냄새가 좀 많이 나서(거의 생강차 수준으로 났었던 것 같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에 그때서야 레시피를 찾아보니, 웬걸. 생강은 10g이었는데 거의 큰 한 스푼 반 정도에서 두 스푼 정도, 대략 40g 정도 넣어버렸다.
이때부터 평온하던 내 감정선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갈비는 자그마치 소갈비에다가 요리시간은 대략 3시간 이상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내 수고와 정성이 생강 하나로 날아갔다는 생각에 짜증이라는 감정이 스멀스멀 몰려오기 시작했다. 갈비찜에서 코로 건너오는 냄새가 생강차 향이었고, 계속 끓일수록 생강 갈비찜으로 완성되가는 냄비를 저편에서 보고 있자니 복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때부터 뭘 해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진한 향을 지우려면 뭘 넣어야 되지?'부터 시작해, 물을 더 넣을지, 아니면 생강의 양에 기준을 맞춰 나머지 재료들을 4배로 늘리려는 생각이 들다가, 그냥 문득 사과가 보였다. 사과를 하나 갈아서 넣어줬더니 진짜 신기하게 생강 냄새도 사그라들고, 단맛이 추가된 맛있는 갈비찜이 탄생했다. 중간에 어머니가 도와주신다고 불을 끄라고 하셨는데, 나와있는 레시피보다 조금 덜 끓였는데, 뭔가 진한 갈비 조림? 이 된 거 같았다고나 할까. 사과한테 그렇게 고마웠던 적이 없다.
episode 2.
가족들과 점심에 맛있는 걸 먹기 위해서 감자수제비 레시피를 찾아 식재료를 준비했다. 그전에 밀가루에 물을 넣어 반죽 덩어리를 만들어 놓고. 감자, 대파, 양파는 썰어놓고, 육수를 내기 위해 껍질을 까지 않은 양파와 대파, 그리고 멸치육수 팩을 넣어 어느 정도 끓여 놓고. 한 시간 정도 후에 반죽 덩어리를 꺼내서 반죽을 하려는데, 비닐 속에 들어간 반죽 촉감이 물컹물컹하고, 조금 좀 질어 보여서 밀가루를 넣으면 안 되냐고 어머니께 물었더니 그냥 해도 된다고 하셨다. 그냥 딱 보기에는 질어 보였는데 그냥 하라고 해서 티격태격하다가(결과적으로 수제비를 떼는 데는 손에 조금 붙었지만, 물에 넣고 끓였더니 수제비였다. 결국 어머니 말이 맞았다는 소리다;). 여기에 누나는 요리하는 모습을 보더니, 사서 먹는 수제비도 있는데 왜 그리 힘들게 하냐고 해서. 그래서 또 티격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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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위 두 가지 에피소드는 예전에 했던 거였는데, 특히 두 번째 에피소드는, 그때 당시에는 '티격태격'보다는 좀 더 감정이 들어간 과한 논쟁(?)이 되었었지만, 지금 보니 내가 너무 사소한 걸 맞다고 우기려는 성격이 있나? 는 생각도 들면서도, 그냥 어머니 말에 수긍한다는 표현 한마디만 했으면 끝났을 일을.
참 쉬우면서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