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사용하기 어려운 마법을 택하는 대신,
전기의 발명과 함께 조금씩 사용하기 편하고 용이한 길로 들어서면서 마법은 사라진다.
형 발리(영화 캐릭터 - 형)는 하루하루를 살 때, 남들이 잘 가지 않는 모험의 길을 즐기고, 위험과 시련을 이겨내는, 게임용어로 일명 '퀘스트'의 길을 즐기는 캐릭터이다.
그에 반해 동생 이안은 하루하루를 착실히 살고자 한다.
작은 노트 안에 해야 할 것들을 작성한다. 운전 연습, 추억 만들기 등등.. 이안은 하나씩 실천하며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려 하지만, 하루를 돌아봤을 때 메모장에서 지울 수 있는 항목들이 없다. 생일파티를 하기 위해 어렵게 학교 친구들에게 말을 꺼내 흔쾌히 승낙을 받아내지만, 형이 시끄럽게 차를 몰고 오는 모습을 보고, 괜스레 형이 벌일 과거의 행적을 기억에서 꺼내 훗일을 걱정하며, 거짓말로 어렵게 만든 생일파티마저 취소하게 되는 섬세하지만 걱정 많은 캐릭터이다.
우연히 방에서 아버지의 흔적이 담긴 메모를 발견하는데, 메모 안에는 마법 지팡이를 사용하는 방법과 함께, 마법 지팡이로 아버지의 모습을 재생시켜, 24시간 동안 함께할 수 있는 마법과 같은 하루를 선물 받는다. 그리고 이때부터 그들의 '퀘스트'는 시작된다.
형과 동생의 성격차이인지, 이안은 안전하고 좀 더 빨리 갈 수 있는 고속도로를 선택하고, 형은 이런 마법과 같은 일에는 어렵고 험난한 길을 선택하는 '퀘스트'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잘못을 생각하며 얌전히 동생의 의견을 따른다.
하지만 고속도로로 가는 길도 순탄치만은 않다. 편의점에서는 나비 폭주족을 만나 난항을 겪고, 마법을 완성시키려다 마법 오작동으로 형이 작아져 운전마저 해야 하는 상황도 나온다. 중간에는 경찰관에게 잡혀 마법으로 변장을 하는데(거짓말을 하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경찰관과 이안의 대화에서, '철들지 않고 난동만 피우는 말썽꾸러기에 사고뭉치 등, 항상 듬직하고만 싶었던 형은, 어깨너머의 얘기를 듣고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이안을 느끼며 상처를 받는다.
(중략)
사실 디즈니의 겨울왕국이나 요 근래에 개봉한 픽사의 SOUL영화들을 보면, 일방적인 기준과 잣대를 넘어 본연의 모습을 찾을 때 비로소 나오는 아름다움 혹은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라 할 수 있지만, 그 내용들은 딱히 뭐라 정의할 수 없는 것 같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기 위해 나비 폭주족(?)을 따돌리며 했던 운전 퀘스트, 안전장치 하나 없는 낭떠러지 사이를,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건널 수 있도록 뒤에서 응원해주는 형 때문에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던 믿음의 마법 퀘스트, 바닥을 밟으면 쏟아져 나오는 화살이라는 시련을 피하면서 한 단계씩 레벨 업하며 다음 관문으로 넘어가는, 누구나 한 번쯤은 봤거나 했을 법 한 게임 속 퀘스트까지,
정말 잊지 못할 하루를 선물 받았던 이안은, 모든 퀘스트를 마무리해도 원점으로 돌아왔을 때 형의 의견을 따른 걸 후회하려던 찰나, 메모장에 적혀있는 것들 중 '운전연습, 추억 만들기'등의 라이프 퀘스트를 상기시키며, 형의 도움을 받아 하나씩 라이프 퀘스트를 지워나갈 수 있는 걸 깨닫게 된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이안이 선택해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마법으로 아버지의 모든 모습을 재생시켜야 하지만, 그와 동시에 돌로 만들어진 용을 무찔러야 하는데, 이때 이안은 형이 그동안 아버지의 모습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형에게 아버지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안의 시선으로, 그 좁은 돌틈새 사이 너머로 아버지와 형의 포옹 모습을 본 이안과, 어땠는지 물어보는 이안에게 '선물'하나를 주는 형의 모습에서 느껴졌던 순간의 소중함.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주려하는 픽사의 영화에서, 그런 감정의 순간이 참 좋았던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