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열심히 먹고, SNS는 멀리 하고

마흔 살의 아침 노트 12

by 수달씨


적극적인 사람들이 부럽다. 가방 하나 둘러매고 어디로 떠나는 사람, 해외여행을 밥 먹듯 쉽게 가는 사람, 모임을 만드는 사람, 무언가를 배우는 사람, 공간을 차리는 사람, 운전하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이런 생각이 들 때의 나는 안 좋다는 뜻이다. 요즘 야금야금 안 좋아졌다. 아니, 좋아질 땐 야금야금 이었는데 내려올 땐 순식간이었다. 눈썰매를 타고 내려오듯 내려왔다. 아마 약을 5일 이상 먹지 않은 탓도 있겠지. 저금한 걸 다 썼다는 뜻이다. 기분 잔고 텅텅.

이럴 땐 인스타그램을 많이 보면 안 된다. 남의 행복은 나의 불행. 눈 감고 귀 닫고 조용히 침잠한다. 나의 시간 속으로.


조잘대는 아이 옆에서 이 글을 쓴다. 3학년이 된 아이는 아침밥만 먹여 주면 모든 것을 혼자 준비한다. 아이가 학교에 가고 나면 나는 또 혼자가 된다. 이번 주는 내내 비가 온다고 했는데. 기분 잔고가 비어서 어쩌나. 일단은 다시 약을 열심히 먹고, SNS를 멀리 하고...

그래도 공기가 선선하니 이 시간을 최대한 즐겨보는 수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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