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무기력 (2)

짧아도 괜찮아

by 수달씨


# 우울이 다시 찾아왔다. 공교롭게도 내가 가장 잘 쓸 수 있는 주제는 역시 나의 우울이다. 나는 지난 시기, 내가 가장 좋지 않았던 때에 썼던 글들을 참 좋아한다. 그렇다고 그 시간들을 좋게 기억한다거나 긍정의 경험으로 바꿀 수 있는 건 아니다. 다시 그 시간에 갇힐까 봐 늘 두려워한다.


# 억지로 요가를 가고 억지로 설거지와 빨래를 한다. 끌려다니듯 육아를 한다. 흔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의사한테 무기력이 찾아왔다고 말하고 약을 다시 지어왔다.

여름은 아직 많이 남았는데, 여름 내내 이러면 어쩌나. 나는 오지 않은 일을 걱정하는 데에 거의 하루 종일을 보낸다. 이 시기가 빨리 지나갔으면. 여름을 싫어하지 않지만 이런 여름이라면 빨리 보내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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