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건 자기 집을 찾는 여정 같아.”
“타인의 말이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나 자신과 평화롭게 있을 수 있는 상태를 찾아가는 여정 말이야.”
-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백수린
며칠은 이사 준비로, 며칠은 이사온 집 정리로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한동안을 보냈다. 여전히 정리할 것 투성이지만 모처럼 잠시 카페에 앉아 마치 일상에 돌아온 것 같은 착각을 누린다. 마침 카페엔 나 혼자. 테이블에 엎드려 팔에 얼굴이 눌린 채로 한참을 자다가 일어나 가져온 책의 한 구절을 메모한다. 집은 언제고 정리되겠지만 왠지 늘 이사 상태인 것 같은 느낌에 대한 설명이 될 법한 문장이다. ‘나의 집은 어디일까’에 대한 질문이 이번 ‘집’에서는 풀렸으면 좋겠다.
다시 다음 구절을 메모한다.
”우리의 집은 어디일까? 언제가는 그 집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내 것이 아닌 욕망과 거짓된 마음으로부터 자유로운 ‘나의 집’에.“
자, 이제 돌아가야겠다. 문 앞에 택배가 쌓여있고 주방 찬장마다 뒤죽박죽 그릇이 제멋대로 들어가 있는 나의 집으로. 매일 새벽 6시면 저절로 눈이 떠지는 낯설고 이상한 나의 새 집으로.
* 제목은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백수린 에세이, 창비)>에서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