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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달씨 Nov 18. 2020

좋지만 귀찮아

제주에서 2



제주의 바닷바람 앞에서는 쉬이 피로해진다.
지금 생각나는 건 달콤한 낮잠뿐.

바람이 나를 흔들지 않았으면 한다.
하지만 흔들렸다면, 누워 쉬는 수밖에.
오름의 완만한 곡선처럼. 지는 게 이기는 거란 말처럼.
좋은 풍경과 맛있는 음식도 소용없다. 그저 눕는 수밖에.

어제는 마음상담을 받으러 간다는 친구에게 축하한다고 말했다. 위로가 아닌 축하. 널 돌보기로 마음먹은 걸 축하해.
그리고 '상담 잘 받아' 대신 '상담 응원해'라고 말했다.
너무 잘 해왔으니 이제 좀 쉬어.

너무 좋은 건 때로 귀찮다. 예쁘기만 한 건 피곤하다.

매번 잘 할 수는 없다.

'잘' 하지 않아도 돼. 라고 나에게도 말해보는 시간.


202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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