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도 괜찮아 13
"나도 그래."
참 안심이 되는 말을 들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고 하면 버틸 만 해진다. 각자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더라도 우리 감정은 인정받고 싶어 한다. 내가 틀린 게 아니라는 걸. 유난하고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걸.
위로가 아닌 공감. 우산을 씌워주거나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같이 비를 맞아주는 것. 같이 빗속에 있는 것. 누군가에게 나를 이야기할 땐 그걸 바라는 거 아닐까. 욕 할 땐 같이 욕해주는 것. 아파할 땐 같이 아픔을 느껴주는 것. 당신이 옳다, 네 감정이 맞다고 말해주는 것.(뇌는 가끔 자신을 속이지만, 감정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었는지 생각해본다.
나는 나 자신에게 그런 사람이었는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