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달씨 Jan 05. 2022

슬픈 날 설거지를 하며 신을 생각한다

짧아도 괜찮아 20


#

신은 정말로 있는 게 틀림없다. 신은 내가 넘어져 울고 있을 때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어딘가에 찾아보면 반드시 나를 위로하는 신의 메시지가 있다. 깨끗하게 닦은 가스레인지 위에도,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노래에도, 시간 때우며 보는 예능프로그램에도 신은 있다. 내가 찾고자 하면, 어디에나.



#

신의 얼굴이라고 생각하면 그릇 하나도 허투루 닦을 수가 없다. 무엇이든지 허투루 할 수 없는 나는 피곤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이 삶에 진심이기 때문이다.



#

내게는 자연이 신이고, 자연이 종교이고, 자연이 정치다. 언제나 나를 위로하고, 혼내고, 곁을 내어주고, 끝내 우리에게 모든 것을 내어준다. 그 옆에서 마냥 울고만 싶어 진다. 예뻐서 울고 고마워서 운다.


2022/01/05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학원을 다닐걸 그랬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