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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달씨 Feb 24. 2022

죽으란 법은 없다

짧아도 괜찮아 21


찌질하고 나쁜 일은 지우고, 예쁜 것들로만 인스타그램을 가득 채우는 것은 기만적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 하루 중 의미 있는 것을 의미 있게 기억하고 싶은 것도 살고자 하는 마음 아닐까? 어제 무거운 다리를 끌고 실내 자전거를 타면서 이 또한 참 지독히도 살고 싶은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 정신건강상담센터에 치료비 지원사업을 물어보려 전화를 걸었다. 내선번호를 잘못 입력했는지 담당자에게 전화를 돌려드리겠다며 조심스레 "저 혹시... 우울.. 쪽이신지 아니면 자살..." 하길래 웃으며 "아 자살은 아니고 제가 좀 우울한지 오래 됐거든요."라고 했다. 자살은 아니라니. 살고 싶긴 한가보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겠냐고 그렇게나 자주 생각하면서도 말이다.

오늘 방역지원금이 나왔다. 벌이가 없었는데 다행이다. 죽으란 법은 없다.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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