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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달씨 Mar 22. 2022

그 많던 놀이는 다 어디로 갔을까

오늘의 밥값 21 / 추억은 방울방울


- 엄마는 어릴 때 뭘 하고 놀았어?

- 별거 없는데? 색칠 공부하고 종이인형놀이하고 소꿉놀이도 하고 책도 읽고. 이모랑 많이 놀았지. 학교 끝나면 운동장에서 놀고. 철봉에서 많이 놀았어.

숨바꼭질이나 술래잡기도 하고 말뚝박기도 하고. 공기랑 고무줄놀이도 했구나. 제기차기 신발 찾기도 같은 것도 하고. 딱치지기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알지? 쎄쎄쎄도 하고 우리 집에 왜 왔니도 하고 실뜨기도...

아, 우리 때도 보드게임 같은 거 있었어. 부루마불 같은 거. 게임기나 오락실도 있었는데 엄만 게임은 별로 관심 없어서 한 번도 안 가봤어. 그래도 방학이면 컴보이나 제믹스 같은 게임기를 빌려와 집에서 했어. 요술 나무 남극 탐험 같은 거. 요술 나무 꼭대기에서 실수로 미끄러지면 슈 우우우 우웅 하면서 정말 오래 떨어지거든. 그게 얼마나 아깝고 짜증 났던지 말이야~


별거 없다고는 해놓고 줄줄 나오는 어린 시절 놀이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때도 심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고 나는 친구관계나 놀이에 적극적인 인싸도, 놀이를 잘하는 편도 아니었지만. 아이는 나중에 이 시절 어떤 놀이들을 기억하고 다음 세대에게 말해줄까. 사라지는 것들이 아까운 이 마음조차 "라떼는 말이야~"하는 꼰대 감성의 하나일 뿐일까.



202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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