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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달씨 May 11. 2022

살아있는 것들은 고여있지 않아

짧아도 괜찮아 22



제행무상. 제행무상. 모든 것은 변하고 흘러간다. 멈춰있는 풍경 안에서도 나뭇잎은 바람에 끝없이 흔들리고 사람들은 걷고 새들은 울며 날아간다. 나는 어디로 흘러갈까. 아니면 혼자서 고여있을 건가. 결코 변하지 않는 고결한 것도 세상 어딘가에 있겠지만. 그게 나는 아니다. 그건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거다. 눈앞에 있는 모든 건 변해. 결국 흙으로 돌아가지. 고결한 건 그걸 알면서도 풀도 나무도 모두 자기 자리에서 제 할 일을 한다는 것이 아닐까. 나도 오늘치 햇빛을 쬐고 어제는 울었더라도 오늘 빨래를 해 하늘 아래 널고 내 몫의 하루를 산다. 그거면 돼.


살아 있는 것들은 고여있으면 안 되니까.


202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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