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말씀
님의 말씀
님은 돌아왔습니다. 아아, 그리던 나의 님은 돌아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지나 난 그 작은 길을 다시 걸어서, 마침내 돌아왔습니다.
오랜 침묵 끝에 들려온 님의 첫 말씀은 "기다려 주어 고맙다"가 아니라 "잘 살아주어 고맙다"였습니다.
이별의 시간 동안 내가 슬픔에 잠기지 않고,
새 희망의 정수박이를 채워가며 살아온 것을 님은 알고 계셨습니다.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었던 우리는 이제 만나서 다시 떠날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만남도 이별도 모두 사랑의 한 모습인 것을 이제는 압니다.
님의 침묵은 끝났지만, 그 침묵 속에서 자라난 나의 노래는 이제 멈추지 않습니다.
침묵이 가르쳐준 것은, 님은 떠나도 사랑은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아, 님은 왔지만 나는 이미 님을 보내지 않은 채로 살아왔습니다.
제 곡조를 이긴 사랑의 노래는 이제 님의 말씀과 함께 어울려 흐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