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 박우현

지금의 아름다움을 지금은 알고 싶다

by 수담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 박우현


이십대에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 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삼심대에는

마흔이 무서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나는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죽음앞에서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지금의 아름다움을 지금은 알고 싶다


그렇다면 오늘은

지금 이 나이는 어떠한가


여전히 두렵다

내일이, 다음 해가, 더 늙은 내가

여전히 무섭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십 년 후의 나는

오늘의 나를 그리워하며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말하리라는 것을


그러니 오늘은

두려워하되 도망치지 않으련다

무서워하되 숨지 않으련다


지금 이 순간도

언젠가는 절정이 될 것이므로

지금 이 나이도

언젠가는 아름다웠던 때가 될 것이므로


미리 사랑하련다, 오늘을

미리 껴안으련다, 지금을


그때의 아름다움을 그때는 몰라도

지금의 아름다움을 지금은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