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누군가 그랬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루를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 꽃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 안에 또 한 사람을 잉태할 수 있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누군가 그랬습니다
나무와 구름 사이
바다와 섬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천 수만 번의 애달프고 쓰라린
잠자리 날갯짓이 숨 쉬고 있음을
누군가 그랬습니다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 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누군가 그랬습니다
먹구름처럼 흔들거리더니
대뜸 내 손목을 잡으며
함께 겨울나무가 되어줄 수 있느냐고
눈 내리는 어느 겨울밤
눈 위에 무릎을 적시며
천 년에나 한 번 마주칠
인연인 것처럼
잠자리 날개처럼 부르르 떨며
그 누군가 내게 그랬습니다
김현태 시인은 말합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를 눈꽃처럼 가루로 만들 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그렇다면 이 글을 읽는 그대들과 저의 만남도,
수천 수만 번의 잠자리 날갯짓 끝에 찾아온
작은 기적이 아닐까요.
오늘도 이렇게 제 글을 읽어주시고,
때로는 댓글로 마음을 나눠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대들이 제 겨울 담장을 넘어온
서리 같은 인연입니다.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두라던
시인의 말처럼,
저도 언제나 이 자리에서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부르르 떨리는 잠자리 날개처럼,
오늘도 설레는 마음으로.
'만약 그 시에 다음페이지가 있다면'
김현태 시인의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를 마지막으로
시즌 1을 마무리합니다.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즌2 준비하고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