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순간들 #08

8회: 혼자와 함께 사이에서

by 수담

주말 저녁, 친구에게서 연락이 온다.


"오늘 모임 있는데, 올래?"

나는 잠시 멈춘다.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있던 중이었다. 조용한 집, 편안한 옷차림, 마음 편한 고독. 이대로 저녁을 보내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좋다. 웃고, 떠들고, 수다 떨고. 돌아올 때는 피곤하지만 기분은 좋다.


"갈까, 말까."


혼자 있고 싶은 날이 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내 속도대로 하루를 보내고 싶은 날. 말을 하지 않아도 되고, 표정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나로 존재할 수 있는 시간.


함께 있고 싶은 날도 있다. 혼자 있으면 생각이 너무 많아지고, 고독이 외로움으로 변하고,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리워지는 날. 연결되고 싶은 날.


문제는 이 둘의 균형이다.


혼자만 있으면 고립된다. 관계는 유지하는 게 아니라 쌓아가는 것이라서, 연락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어느 날 문득 전화할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닫는다.


함께만 있으면 지친다. 타인과의 관계는 에너지를 요구한다. 공감하고, 배려하고, 맞춰주고. 계속 함께 있다 보면 '나'를 잃어버린다. 남들이 원하는 내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혼자만의 시간'과 '함께하는 시간'의 조화다.


심리학자 칼 융은 내향성과 외향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 있을 때 에너지를 충전하고, 외향적인 사람은 함께 있을 때 에너지를 얻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다.


중요한 건 자신을 아는 것이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게 뭔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지, 아니면 누군가와의 연결이 필요한지. 억지로 함께 있는 것도, 억지로 혼자 있는 것도 답이 아니다.


친구에게 답장을 보낸다.


"오늘은 혼자 있고 싶어. 다음 주엔 내가 먼저 연락할게.


" 친구가 답한다. "ㅇㅋ, 푹 쉬어!"


거절했지만 관계는 끊어지지 않았다. 진짜 친구는 이해한다.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을. 그리고 나도 안다. 다음 주에 만나면 더 즐거울 거라는 걸.


혼자와 함께 사이. 정답은 없다. 다만 오늘의 나에게 필요한 선택이 있을 뿐.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