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순간들 #07

7회: 말하기와 침묵 사이에서

by 수담

회의 시간. 누군가 잘못된 의견을 말한다.


나는 안다. 저 방식은 효율적이지 않다는 걸. 더 좋은 방법이 있다는 걸. 내가 말하면 회의는 더 생산적인 방향으로 흐를 것이다.


하지만 입을 열기 직전, 멈춘다.


"말해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


말하면 분위기가 어색해질 수 있다. 상대가 기분 나빠할 수 있다. "쟤는 왜 맨날 반대하는 거야?"라는 꼬리표가 붙을 수도 있다. 게다가 굳이 내가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 말하지 않을까.


침묵하면 안전하다. 아무도 나를 불편해하지 않고, 관계는 평온하게 유지된다. 하지만 회의는ㅡ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나중에 "그때 내가 말했어야 했는데" 하고 후회한다.


말하기와 침묵 사이. 우리는 매일 이 선택의 순간을 마주한다.


친구가 잘못된 연애를 하고 있을 때, 말해줄까 말까. 가족이 내 마음을 몰라줄 때, 솔직하게 말할까 참을까. 부당한 일을 목격했을 때, 나설까 모른 척할까.


침묵이 편한 이유는 명확하다. 안전하니까. 관계가 깨지지 않으니까. 하지만 침묵에는 대가가 있다.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관계는 표면적으로만 평화롭고, 나는 점점 '진짜 나'를 숨기게 된다.


말하기가 어려운 이유도 명확하다. 위험하니까. 상대가 상처받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말하기에도 대가가 있다. 일시적인 불편함, 오해받을 가능성, 관계의 긴장.


그렇다면 언제 말하고 언제 침묵해야 할까.


좋은 기준이 하나 있다. "이 말이 관계를 위한 것인가, 나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것인가."


상대를 위한 말이라면 해야 한다. 비록 듣기 불편해도, 그 말이 상대를 성장시킬 수 있다면. 물론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다. 비난이 아닌 걱정으로, 공격이 아닌 제안으로.


나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말이라면 신중해야 한다. "내가 옳다"를 증명하기 위한 말, "내가 똑똑하다"를 보여주기 위한 말, "내가 불만이 있다"를 표출하기 위한 말. 이런 말은 대부분 침묵이 낫다.


작가 박완서는 말했다. "말은 해야 할 때 하지 않으면 독이 되고, 하지 말아야 할 때 하면 칼이된다."


회의실로 돌아간다. 나는 손을 든다.


"제 생각은 조금 다른데요, 들어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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