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지금 사기와 나중에 사기 사이에서
쇼핑몰 창문 앞에 선다.
딱 내가 찾던 재킷이다. 색도 맘에 들고, 디자인도 좋고, 입어보니 핏도 완벽하다. 가격표를 본다.
음, 생각보다 비싸다. 하지만 못 살 정도는 아니다.
머릿속에서 두 목소리가 싸운다.
"사. 맘에 드는 걸 발견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데. 다음에 오면 없을 수도 있어."
"아니야, 기다려. 다음 달 세일 기간에 사면 더 싸게 살 수 있어. 한 달만 참아."
"근데 세일 때까지 남아있을까? 지금 안 사면 평생 후회할 수도 있어."
"지금 사면 이번 달 카드값 감당 못 해. 계획적으로 소비해야지."
이 대화는 5분간 계속된다. 점원이 물어본다. "구매하시겠어요?" 나는 대답한다. "...생각 좀 하고 올게요."
지금 사기와 나중에 사기. 이 선택이 어려운 이유는 확실성의 차이 때문이다.
지금 사면 확실하다. 이 재킷은 내 것이 되고, 내일부터 입을 수 있다. 그 즉각적인 만족감은 강렬하다. 하지만 대가도 확실하다. 지금 통장에서 돈이 나간다.
나중에 사면 불확실하다. 세일 기간까지 재킷이 남아있을지, 내 사이즈가 있을지, 그때도 여전히 이 재킷을 원할지. 모든 게 불확실하다. 하지만 이득도 있다. 더 싸게 살 수 있고, 그동안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확인할 시간을 갖는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이걸 '현재 편향'이라고 부른다. 미래의 큰 이익보다 현재의 작은 이익을 선호하는 인간의 본능.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하고, 저축은 다음 달부터 하고, 운동은 다음 주부터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하지만 현재 편향이 항상 나쁜 건 아니다.
때로는 '지금' 사는 게 맞다. 정말 필요한 물건이고, 삶의 질을 높여주고, 오래 쓸 수 있는 것이라면.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만 하다가는 정작 '지금'을 잃어버린다.
중요한 건 구별하는 눈이다. 충동구매와 현명한 소비를 구별하는 눈. "이게 정말 필요한가?"를 물어보는 습관.
나는 점원에게 말한다. "일주일만 생각해보고 올게요." 일주일 후, 다시 생각해보니 그 재킷 없이도 잘 살고 있다. 필요한 게 아니라 갖고 싶었던 거였다. 욕망과 필요의 차이를 구별한 순간, 나는 조금 성장했다.
하지만 가끔은, 정말 가끔은, 그냥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삶이 항상 합리적일 순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