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졸업은 늘 그렇게 온다
종이 한 장과 함께
익숙한 자리를 비우고
늘 쓰던 물건을 정리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손에 든 것보다
놓아준 것이 더 많다
《 작가의 말 》
졸업이라고 하면 학교를 떠올린다.
하지만 인생에는 학교 졸업만 있는 것이 아니다.
회사를 그만두는 날, 오랜 관계를 정리하는 날, 익숙한 동네를 떠나는 날.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졸업한다.
졸업장, 퇴직증명서, 이별의 편지, 계약 종료 통지서.
어떤 형태든 "종이 한 장"으로 전환점이 온다.
그리고 졸업하는 날, 우리가 하는 일은 비슷하다.
익숙한 자리를 비운다.
학교 책상일 수도, 회사 책상일 수도, 단골 카페 자리일 수도 있다.
늘 쓰던 물건을 정리한다. 교과서, 명함, 사진, 선물들.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연락하자", "또 보자", "건강해".
손에 쥔 것은 종이 한 장.
하지만 그 순간 놓아준 것들은 훨씬 더 많다.
졸업은 받는 것이 아니라 놓아주는 것이다.
시작이 아니라 끝맺음이다.
채우는 의식이 아니라, 비워내는 의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