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삼단논법 #6

친구와의 거리

by 수담

대전제: 친구는 또 다른 자아다.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소전제: 나는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다.(심리학)

결론: 그러므로 친구(또 다른 나)도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는 또 다른 나(alter ego)"라고 말했습니다. 진정한 우정은 나와 똑같은 영혼을 가진 존재와의 관계라는 뜻이죠. 그래서 우리는 친구에게 모든 걸 털어놓아야 하고, 늘 함께 있어야 하고, 항상 연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당신도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주말에 아무 연락 없이 집에만 있고 싶을 때, 단톡방 알림을 꺼두고 싶을 때,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은 날 말이에요. 이건 지극히 정상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그렇다면? 친구가 또 다른 나라면, 친구도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일주일째 연락 안 한 친구에게 미안해하고 있나요? 괜찮습니다. 단톡방 읽씹하고 있나요? 그것도 괜찮습니다. 친구의 결혼식에 못 간 것 때문에 죄책감 느끼고 있나요? 진짜 친구라면 이해합니다. 쇼펜하우어는 고슴도치 이야기를 했죠. 추위를 피하려 가까이 갔다가 가시에 찔려 멀어지고, 다시 추워지면 다가가는. 친구 사이도 그렇게 적당한 거리를 찾아가는 겁니다. 가끔 멀어지는 게 우정을 깨는 게 아니라, 오래 따뜻할 수 있는 거리를 찾는 겁니다.


※ 오늘의 논리적 위로: 친구는 가까이 있을수록 좋은 게 아니라, 편안한 거리에 있을수록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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