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삼단논법 #11

휴식의 정당성

by 수담

대전제: 쉬는 것도 일이다. (한국 속담)

소전제: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마라. (성경, 데살로니가후서 3:10)

결론: 그러므로 쉬지 않는 자는 밥 먹을 자격이 없습니다.


"쉬는 것도 일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휴식도 노동만큼 중요하고, 재충전하는 시간도 생산적 활동이라는 뜻이죠. 하지만 우리는 이 말을 잘 믿지 않습니다. 주말에 집에만 있으면 시간을 낭비한 것 같고, 퇴근 후 소파에 누우면 게으른 것 같습니다. 쉬는 게 일이라면, 왜 이렇게 죄책감이 드는 걸까요?


성경 데살로니가후서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일하지 않으려는 자는 먹지도 말라." 일해야 밥 먹을 자격이 생긴다는 냉정한 원칙이죠.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 룰이 되었습니다. 일 안 하고 놀기만 하면 안 된다는 거죠.


그런데 두 명언을 합치면 재미있는 결론이 나옵니다. 쉬는 것이 일이라면, 쉬어야 밥을 먹을 자격이 생깁니다. 어제저녁 넷플릭스만 본 당신, 그것도 일입니다. 오늘 점심시간에 20분 낮잠 잔 당신, 훌륭한 노동입니다. 주말에 아무것도 안 한 당신, 최고의 프로젝트를 완수했습니다. 이제 당당하게 밥 먹으세요. 쉬었으니 밥 먹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휴식은 게으름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노동입니다.


※ 오늘의 논리적 위로: 쉬는 당신은 일하는 중입니다. 당당히 밥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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