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재광 Oct 09. 2017

#19 신사업 발굴 방법론

Bain & Company "핵심을 확장하라"

기업이 신사업 발굴을 위해 벌이는 활동들은 개인이 커리어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벌이는 활동들과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바로 적용 가능한 여러 가지 시사점도 제공해 준다. 개인의 커리어 관리 방법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기업의 신사업 발굴 방법론을 먼저 설명하고자 한다. 이 글은 개인의 커리어 관리 체계를 설명하기 위해 쓰여졌지만 신사업 발굴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소개할 신사업 발굴 방법론은 전략펌 Bain & Company가 최초 제안한 내용으로 “핵심을 확장하라”라는 책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 내용이다. 컨설팅 업체마다 독자적인 신사업 발굴 방법론이 있겠지만 여기서 소개하는 내용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각 사의 방법론들은 내용상 큰 차이 없이 대동소이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래 소개되는 내용들은 필자가 실제 프로젝트에서 진행했던 내용들로부터 발췌를 했기 때문에 책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내용들도 같이 기술되어 있다. 


사업 다각화의 종류와 이슈



신사업 발굴에는 전혀 다른 두 가지 접근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회사가 현재 하고 있는 일과 연관된 관련 다각화와 그렇지 않은 비관련 다각화이다. 관련 다각화를 위해서는 현재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와, 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가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것이 키포인트이다. 현재 역량의 활용이 가능한 사업 영역 발굴이 이번 글의 주제이다. 비관련 다각화는 전혀 다른 Logic에 의해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므로 이번 글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비즈니스 모델의 수명 주기


타겟팅하고 있는 시장 내에서의 경쟁 패턴은 시장 성숙 단계에 따라 라이프 사이클을 그리게 된다. 라이프 사이클의 각 단계마다 서로 다른 시장 확장 전략이 필요하다. 1. 시장 진입 초기엔 경쟁 우위 확보가 최우선 전략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 확장을 지양하고, 제한된 리소스를 타깃 시장에 집중하여야 한다. 이를 Focus 전략이라고 한다. 2.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게 되면 경쟁우위를 확대 적용시킬 수 있는 인접 시장 영역을 찾아 마켓을 넓혀 나가야 한다. 이를 Expand 전략이라고 한다. 3. 시장이 Red Ocean화 되면 현재의 역량을 재정의하고 부족한 역량을 보강하면서 새로운 시장으로 진입해야 한다. 이를 Redefine 전략이라고 한다. 

Focus 단계엔 대체적으로 시장에 대한 개념이 불분명하고 경쟁사간 차별화 포인트가 미약하다. 이 단계엔 업역(Boundary)을 규정하고 차별화가 가능한 핵심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Expand 단계엔 관련 시장이 성숙해지고 경쟁자 별 차별화 포인트가 명확해진다. 이 단계에선 고객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자사의 Core Competency를 규정하고 확장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 번에 큰 성공을 거두기보다, 인접 시장 영역을 발굴하고 확장하면서 작은 성공을 누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Redefine 단계엔 대체 비즈니스 모델에 의해 시장 수익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차별화를 위한 노력이 수익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생존을 위해 업역과 상품 서비스를 새롭게 정의하고 그에 맞도록 조직과 프로세스를 바꾸는 활동이 필요하다. 업역과 상품을 재정의 함으로써 큰 성공을 거둔 사례들은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다. 5만 원도 채 안 되는 제품을 만들던 오리표 싱크대가 판매 상품을 주방 가구 및 문화로 재정의하면서 ENEX라는 회사로 변신한 사례라든지, 후지 필름이 고부가가치 화학제품 회사로 변신한 사례라든지 등등. 


핵심 역량 (Core Competency)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Expand 단계가 되면 자사의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업역을 확장하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할 때 재활용이 되거나 강화되어야 할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핵심 경쟁력이 무엇인지를 규명하기 위한 관점을 깊이 있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분석의 관점은 고객, Capability, 상품·서비스, 판매 및 유통채널, 유무형의 자산 다섯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1.    고객: 회사의 주요 고객이 여러 고객 세그먼트 중 어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가에 따라 보유 역량이 달라진다. 대면 채널 고객인가 온라인 고객인가, B2B 고객인가 B2C 고객인가 등

2.    Capability: 차별적인 생산 능력이 대량생산에 있을 수도 있고, 제조 단가나 품질, 친환경 설비 등에 있을 수 있다,

3.    상품·서비스: 회사가 생산하는 여러 상품·서비스 중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수익이 좋은 상품·서비스영역에 핵심 역량이 있다.

4.    유통 채널: 온라인, 방판, 직판, 대리점, 백화점 등 주력 유통 채널 자체도 핵심 역량에 포함된다.

5.    유무형의 자산: 특허, 인맥, 라이선스, 업력, 경험, 인지도 등이 유무형의 자산이 될 수 있다. 


인접 영역 확장 지도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의 형태를 제품, 지역, 가치사슬, 유통채널, 고객관점 등에 따라 규명하고, 각 관점 영역별로 변화 가능한 대안들을 기술해 놓은 지도이다. 예컨대 제품 인접은 농구공을 만들던 업체가 축구공이나 골프공을 만들기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치 사슬 인접의 경우 밀가루를 생산하는 공장이 밀 원재료를 배송하는 물류 기능을 도입하면 전방 확장, 밀가루 판매 소매점을 개설하면 후방 통합이 된다. 제품 제조를 외주로 돌리면 아웃소싱이 된다. 



인접 거리 및 시장 리더십을 고려한 사업 대안 평가


새로운 사업 대안을 판단할 때, 시장성 외에도 사업 간 인접 거리와 시장 리더십을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여야 한다. 인접 거리란 기존 사업 패턴과의 유사성을 의미한다. 인접 거리, 즉 사업 유사성을 평가할 땐 고객, 비용 구조, 채널, 경쟁자, 역량/기술 다섯 가지 관점에서 각각의 대안들을 비교한다. 인접 영역 확장 지도 상에서 다른 모든 조건들이 동일하고 하나만 다를 때 1단계 확장, 두 가지 조건이 달라질 때 2단계 확장이라고 표기한다. 

인접 거리와 더불어 시장 리더십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시장 규모가 작아지더라도 시장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이 더 선호되는데 그 이유는 사업 복잡성의 감소, 비즈니스 속도의 향상, 전략의 명확성, 깊이 파내려 갈 수 있는 능력의 습득, 학습 효과 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 항목의 경우, 전후 사업의 고객군 변화가 없으면 높은 점수를 받는다. 방문판매 고객을 주력으로 하던 회사가 온라인 고객으로 방향을 전환하면 낮은 점수를 받는다. 비용 부분은 소품종 대량 생산을 하던 회사가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면 비용 구조가 달라진다고 표현하며 이경우 낮은 점수를 준다. 채널, 경쟁자, 역량/기술 부분도 공히 이전과 이후의 주력 영역이 달라지면 낮은 점수를 받는다. 


위의 표에서 대안 1은 중고등학교 노트를 주로 생산하던 회사가 대학생용 노트를 생산하기 시작했을 때의 변화 정도로 해석될 수 있다.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되, 고객군에만 중고등학생에서 대학생으로의 미세한 변화가 있다. 대안6은 대학생용 노트를 생산하던 회사가 대학생용 다이어리를 생산할 때쯤의 변화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다이어리의 겉표지 및 내지는 기존 노트 제작 시와는 다른 비용 구조를 가지고 있고, 판매 채널도 문구점이 아닌 대학본부 혹은 학생회와의 B2B 채널로 바뀐다. 상황에 따라 산업 내 경쟁자와 필요 역량도 바뀐다.  

 

작은 성공의 반복과 성공 경험의 내재화


지속적 성공을 경험한 기업의 대부분은 인접 확산이라는 작은 성공의 반복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속된 작은 성공은 실패에 따른 리스크 부담이 적고 실질적인 기업 성장으로 연계된다. 293개 기업을 조사한 Bain & Company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사업 확장 시 인접 정도가 1단계인 사업의 성공 확률은 42%, 2단계일 땐 23%, 3단계일 때 18%로 인접 정도가 떨어지면 성공 확률도 급격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기업 293개 기업은 조사 대상 기간 중, 회사의 핵심 역량을 완전히 새로 정의하고 새로운 시장으로 이동한 경험은 거의 없었으며 (4%), 대부분의 사업 확장은 유사 영역으로의 점진적인 사업 확장 형태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84%)



커리어 관리 방법론에의 적용 


본인의 역량이 시장 가치를 가지는 기간은 유한하다. 시장 가치가 정점일 때 혹은 그 이전부터 본인의 역량이 확장 적용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기가 늦어질수록 연착륙의 확률이 떨어지기도 하고, 이동이 불가능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인접 영역으로의 이동을 위해선 본인의 Core competency가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는 것과 이동 가능한 인접 영역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가 수립 되었으면 너무 큰 목표를 두지 않고 도달 가능한 작은 목표를 계속해서 발굴, 이동, 성취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기업의 신사업 발굴활동과 개인의 커리어 관리 활동은 매우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 "핵심을 확장하라"(원제 Beyond The Core), 크리스 주크 지음, Bain & Compay 옮김, 청림출판, 2004
* “OOO 기업 신사업 확장 전략 프로젝트”, 장재광, 2011, LEK Elisia Consulting, 서울대 경영학과 

매거진의 이전글 #18 신사업 발굴 사례 - 나이키 vs 리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