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재광 Dec 17. 2017

#22 자신의 커리어 관리 상황을 점검하는 방법

구조화된 이력서 쓰기

커리어 관리 프레임웍을 사용하면 시행착오를 최소화한 커리어 관리 활동이 가능하다. 그런데 프레임웍을 사용한 커리어 관리는 계획하고, 실행하고, 피드백하는 데에 다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커리어 관리 전체를 리뷰하고 액션플랜을 도출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1 Sentence요약
자신을 소개하는 멘트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보자. 당신의 경력과 역량을 압축해 표현하는 한 문장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의 자기 모습이 될 수도 있고, 미래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 모두 의미가 있다. 자신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려면 자신이 어떤 모습을 희망하고 있는지, 그렇게 되기 위한 필요 역량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회사의 비전 스테이트먼트나 슬로건처럼 거창하고 문어체적인 표현일 필요는 없다. 누군가가 당신을 소개할 때 표현되었으면 하는 문장이면 된다. 


당신에게는 희망하는 회사나 부서 혹은 직업이 있을 것이다. 그 회사를 상상해 보자. 당신은 그 회사의 인사팀장이다. 엘리베이터에서 회사 사장을 만났다. 새로 입사할 사람에 대해 이미 보고를 받았던 회사 사장은 인사팀장인 당신에게 질문한다. “이번에 입사하는 A 씨 어때요? 괜찮아요?” 그때 인사팀장의 입에서 A 씨에 대한 요약으로 어떤 답변이 나올 것 같은가? 어떻게 나오기를 희망하는가? 당신은 인사팀장이기도 하고, A 씨 이기도 하다. 


사장이 내리는 층을 계산해 보았더니 10초 이상 말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짧게 대답한다. 이런 형태의 짧은 코멘트를 Elevator Pitch라고 한다. 주로 엘리베이터에서 이런 상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구글에서 마케팅하던 친구인데, 우리 사업에 관심이 많고 열의가 있습니다.”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전에 다녔던 회사 이름 하나로 설명이 되는 사람이다. 열정이 몸에 밴 사람이다. “이니스프리 중국 쪽 디지털 마케팅을 총괄하던 사람입니다. 중국어도 능해 적임자인 듯합니다”라고 말했다면 당신은 경험했던 산업군과 언어 능력으로 어필되는 사람이다. 혹은 그런 모습을 희망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신은 인사팀장에 의해 어떻게 요약되기를 희망하는가? 그렇게 요약될만한 경험과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 그렇게 언급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할까? 


1 Sentence 요약만큼 간단하면서, 효과적으로 자신의 커리어 관리를 체크하는 방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유는 커리어 관리에 필요한 모든 활동들이 압축적으로 내재되어 있고, 직관적으로 그 답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커리어 관리는 희망하는 모습 설정 -> 필요로 하는 역량  파악-> 나의 현재 수준 평가 -> 갭 분석-> 해야 할 일 도출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 Sentence 요약을 하게 되면 짧은 시간 안에 직관적으로 이 모든 활동을 거치게 된다. 


Key Strength
이번엔 인사팀장이 사장을 만나기 며칠 전으로 돌아가 보자. 당신은 인사팀장에게 보고하는 담당 과장이다. 인사팀장이 당신에게 “세 명의 후보자가 다 괜찮아 보이는데 왜 A를 선택했지?”라고 물었다. 당신은 A에 대해 간단히 요약해서 설명한다. 앞서 엘리베이터 안에서보다는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다. “네, 이 사람은 마케팅 중에서도 디지털 마케팅 경험이 많습니다. 특히 화장품 쪽 경험이 많고요. 게다가 중국 시장 이해가 깊습니다. 중국어와 영어가 둘 다 되니 이런 마케터는 시장에 거의 없다고 봐야죠.”라고 대답한다. 담당 과장은 당신의 핵심 역량을 네 가지로 요약해서 전달했다. 1. 디지털 마케팅 경험, 2. 화장품 산업 경험, 3. 중국 시장 이해, 4. 언어 능력. 담당 과장이 실무자 선에서 이야기하는 역량은 사장에게 이야기할 때보다는 훨씬 더 디테일하다. 담당 과장이 당신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당신이 담당 과장이라면 당신에 대해 어떤 내용들을 나열했을 것 같은가? 


이력서 양식에 따라 다르고, 생략되는 경우도 많긴 하지만 개인 연락처 정보와 학력 정보 사이에 자신의 핵심 역량을 요약해서 적을 공간이 있다. 핵심 역량, Key Strength, Summary 등의 제목을 달고 있다. 경험상 이력서 지면을 할애해 적을 것을 추천한다. 자신의 강점을 빠른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기도 좋고, 나 스스로 나의 강점에 대해 정리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핵심역량에서 주장하는 바에 대한 근거 위주로 이력서를 써야 하기 때문에 이력서 전체를 구조화하고 간결하게 표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경력 5년 미만의 주니어들은 적을 것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럴 경우 세 줄 정도로 요약하는 것이 좋다. 경력이 짧은 사람이 네 줄을 적다가는 임팩트가 없는 문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경력이 20년 넘는 사람의 경우 다섯 줄 정도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경험상 네 줄 정도가 가장 합당한 것으로 보인다. 다섯 개가 넘어가면 읽기도 지겹거니와 MECE(MutuallyExclusive & Collectively Exhaustive) 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 MECE 하지 않다는 말은 내용에 중복이 있거나, 항목 간 인과관계가 심해서 굳이 분리해서 기술할 필요가 없거나, 언급된 개념들의 사이즈 차이가 심하거나 등의 문제가 있는 걸 의미한다. 명사형으로 끝난 문장과 ‘음’,‘슴’, ‘다”의 서술형으로 끝난 문장이 혼재되는 것도 MECE하지 않은 예에 속한다. 보고서를 많이 다루는 사람들은 MECE하지 않은 항목 나열을 보면 이력서 작성자의 지적 능력 혹은 문서 작성 능력을 의심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경력을 요약해 세 줄의 Key Strength 문장을 만들어보자. 당신이 입사하고 싶은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생각하면서 네 줄의 KeyStrength 문장도 만들어 보자. 세 줄은 되겠는데 네 줄을 만들기가 부족하다면 네 번째 Key Strength를 가상으로 그럴싸하게 적어보자. 당신의 희망과 실제 실현 가능성을 최대한 반영하자. 가상으로 적힌 그 네 번째 Key Strength가, 순서상 첫 번째나 두 번째로 와야 할 수도 있는 그 Key Strength가 당신이 향후 3년간 집중해서 보강해야 핵심 역량이다. 그 역량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그 역량을 충족시킬 수 있는 회사 내 잡포지션이나 프로젝트를 생각해 보자. 회사 내에서는 그 역량을 채울 방도가 없다면 이직을 고민해 볼 수 있다. 부족한 커리어를 채우기 위한 쟁취형 이직이라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한 이직이 될 수 있다.  


Keyword
자기소개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의 대학들, 특히 MBA를 운영하는 대학들은 Admission committee 줄여서 Adcom이라는 입학사정위원회를 상설로 운영한다. 위원회 담당자들은 엄청난 양의 자기소개서들을 할당량 대로 나누어서 읽고 후보자의 장단점을 논의한다. 그 많은 에세이를 매번 다 읽을 수 없고, 기억하기도 어려우니 에세이 출력물 귀퉁이에 연필로 그 후보자의 특징을 키워드로 적는다. 미식축구 선수였지만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지원자는 Football player,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아프리카로 갔다가 난민 센터에서 봉사 활동을 했던 지원자는 African Volunteer 이런 식이다. 그 Key word는 자신의 상징이자, 스토리의 요약이다. 자신만의 차별화된 강점이 실려 있다. Top 10 MBA에 합격한 지원자의 상당수는 에세이를 쓰기 전에 자신의 키워드를 잡는 작업을 먼저 한다고 한다. 자신을 한두 단어로 표현해보자. 어떻게 표현되는가? 앞으로는 어떻게 표현되기를 희망하는가? 

이력서를 구성하는 콘텐츠의 논리적 구조


커리어의 점검 
자신의 키워드를 만들어 보자, 그 키워드를 엘리베이터 피치에 맞춰서 한 문장으로 요약해 보자. 한 문장을 네 줄의 핵심역량으로 기술해보자. 그 핵심역량을 서포팅할 수 있는 과거 경력을 나열해보자. 과거 경력이 충분치 않다면 그다음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그 경력을 채울 수 있는 일을 찾아 움직이는 것이 된다. 이러한 논리적 구조 혹은 콘텐츠 구성을 컨설팅회사에서는 피라미드 구조라고 한다. 이력서든 일반 보고서든 피라미드 구조로 구성된 보고서는 보고서 수량 제한을 덜 받는다. 읽는 사람이 필요한 부분만 발췌를 해서 보면 한 장이 되기도 하고 네 장이되기도 하고 백 장 짜리 풀버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라미드 구조의 정점부터 먼저 정리를 하고 아래로 내려오면서 구체화된 계획을 세워보는 것은 자신의 커리어 관리 전체를 짧은 시간 안에 리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수준 높은 이력서를 작성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