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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재광 Jul 10. 2017

#7. 저성장 고령화 사회의 산업구조

성장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각기 다른 형태의 조직 내 이슈를 안고 있다. 성장하는 기업은 시장 기회를 수익으로 제 때 전환시키지 못해 발생한다. 불분명한 부서간 R&R(Role & Responsibility), 회사 자원의 불평등한 배분, 원활하지 못한 인력 공급 등에 대한 문제제기의 양상을 띤다. 그에 반해 성장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를 밝히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충돌의 양상을 띤다. 누군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내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제로섬 경쟁의 원칙이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저조한 실적에 대한 책임이 개발팀에 있는지 영업팀에 있는지 싸움이 붙는다. 감원의 공포는 실력보다 친분 우위의 조직 문화를 만든다. 남의 실적을 가로 채거나 타인의 실적에 숟가락 얹는 행위들이 정치력의 이름으로 횡행한다. 가장의 생존이라는 최상위 가치에 의해 후순위로 밀린 조직 문화의 가치는 사장과 인사 부서장 말고는 관심이 없다. 등등의 이유로 기업의 저성장은 그 자체로 죄악이 되곤 한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성장하는 기업은 구성원들과 그 가족들을 선량한 시민으로 변모시키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성실한 가장들을 자괴감에 빠뜨리고 비열한 사회인으로 만든다. 


매출의 성장 여부가 기업의 성격과 구조를 결정짓듯, 경제 성장 여부는 한 국가 구성원들의 경제 구조와 삷의 방식을 결정짓기도 한다. 저성장은 저출산과 고령화를 가속화시킨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저성장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저성장 국면에선 노력한 만큼 과실이 내게 돌아오지 않는다. 조직에 종속되어도 성장에 의한 떡고물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서바이블에 필요한 최소 수준으로만 조직에 몸을 담고 개인화의 길을 간다. 조직 충성도는 떨어지고, 여차하면 딴 주머니를 차고 회사 몰래 부업을 하기도 한다. 큰 조직에서의 큰 성공은 기대조차 않는다. 경제력이 고령층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경제 인구는 작은 소비를 지향한다. 작게 소비하고 혼자 지낸다. 혼자라도 좋다. 혼자서 오래하는 비즈니스들이 활성화되고 기반 인프라도 그에 맞게 변화된다. 저성장 고령화 사회가 어떻게 전개 되는지 이해를 한다면 커리어 관리에 도움이 된다. 우리보다 20년을 앞서 가고 있는 일본의 특이한 비즈니스 형태를 고령화, 저성장, 핵가족 등을 키워드로 정리해 보았다. 임상균님이 쓴 도쿄비즈니스 산책에서 발췌하였다. 


고령화


간호 로봇 : 노인 요양 시설에 간호 로봇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아직 몸 수발을 들 정도는 아니지만 간단한 대화를 하면서 적적함을 달래주곤 한다. 머리 감겨주는 로봇도 출시되었다.


재택 조제 서비스 : 약사가 노인들의 집으로 찾아가 약을 조제해 주고 투약 방법도 설명한다.


노인 전문 헬스 클럽 커브스 : 30분 건강 체조를 모토로 주택가 주변에 위치한 헬스클럽이다. 거울, 샤워실, 예약 이 세가지가 없다. 거울이 없어 자신의 외모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무리한 운동이 아니니 샤워가 필요 없고, 언제든지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와 30분만 가볍게 운동을 하면 되니 예약이 필요 없다.


노인 간병 보험 : 노인 요양 서비스를 전담하는 일종의 사회 보험이다. 개인이 간병비의 10펴센트만 내면 의료보험에서 절반, 국가가 절반 부담한다. 2000년부터 실시되었다.   


금고 : 저금리, 고령화 시대에 금고는 필수품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 세 개 현에서만 5700개의 금고가 발견되었고, 96퍼센트가 주인에게 전달되었다. 주인을 쉽게 찾을 수 있었던 것은 금고 안에 집문서, 통장 등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금고 하나당 평균 400만원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


엔딩센터 : 여생을 마감하면서 미리 준비해야하는 내용들을 스스로 정리하도록 만들어진 노트를 엔딩 노트라고 한다. 엔딩 노트를 관리해주는 시민 단체인 엔딩 센터가 곳곳에 운영되고 있다. 장례 절차, 묘지 위치, 재산 처리 등에 대한 정보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무덤 친구 만들기 프로그램 : 같은 자리에 묻힐 노인들을 연결시켜 주는 프로그램이다. 60대 여성들이 주고객이다. 죽어서 만큼은 남편과 같이 있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참가비가 10만원 정도되는 투어 프로그램도 있다. 장례식장과 묘지를 둘러보고, 근사한 저녁 식사와 온천을 즐기며 무덤 친구도 사귄다. 유언장을 작성하는 투어 프로그램도 있다. 법률사무소와 여행사가 공동으로 기획한다. 슈가쓰 페스티벌이라고 하는 죽음과 관련된 박람회도 있다. 서비스 업체들의 부스를 방문해 상품 안내를 받는다. 수의 대신 입는 엔딩드레스를 판매하는 회사, 헤어스타일리스트와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도움을 받아 영정 사진을 찍는 시니어 사진관, 유언장 대필 회사, 사후 재산 관리 대행 금융 기관 등이 참가한다.


육아 담당 할아버지 이쿠지이 : 육아를 뜻하는 이쿠지와 할아버지의 오지이상이 합쳐진 말이다. 살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손자에게 물려 주면서 삶의 보람을 느끼는 부류를 의미한다. 세 살, 다섯 살 손자들을 데리고 기차 타는 방법과 역이름 등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다니면서 예술과 문화를 접하게 하기도 한다. 이쿠지이를 전문으로 하는 학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이쿠지이를 전문으로 하는 잡지는 월 5만부를 찍어내는 등 성황이라고 한다. 


저성장


오프라인 중고거래 매장 고메효 : 가전제품, 카메라, 가구, 컴퓨터 등을 취급하다 최근엔 명품으로 영역을 확대하였다. 신주쿠, 긴자, 시부야 등 핵심 상권에 매장을 운영중이다, 중고 거래업체 중엔 매출 5000억원대의 상장 업체도 있다. 오랜 불황에 절약 의식이 강해지고 있고, 환경보호 의식이 확산되면서 중고 거래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 주택가를 주로 공략하는 하드오프, 특정 품목만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소프마프 등 전국적인 유통망을 지닌 브랜드 들만 십수종이 넘는다


아저씨 캥거루족 : 35~44세의 중년이 돼서도 결혼을 않거나 독립하지 않고 부모에게 얹혀 사는 사람들을 뜻한다. 남녀 합쳐 295만명이 캥거루족이다. 여유가 있는 노인 부모들에게 얹혀 생활하는 것을 ‘기생독신’이라고 부른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가는 남성 중년을 일컬어 ‘아저씨 알바” 라고 한다.  


핵가족


독거세대 : 2010년 32.4퍼센트로 열 집 중 네 집이 혼자 사는 집이다. 2035년엔 40펴센트가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판기 : 감자튀김, 닭튀김, 소시지 구이, 돈가스 등을 자판기로 판매한다. 아이스크림 자판기도 있다. 맥주, 소주는 물론 이름조차 어려운 일본 술, 심지어 와인도 자판기에서 살 수 있다. 와인은 플라스틱 잔에 한 컵 가득 나온다. 담배 자판기는 성인 인증을 하는 장치가 있다. 과일 자판기는 껍질을 벗기고 먹기 좋게 잘라 나온다. 막 썰어 놓은 수준의 신선도가 유지된다. 보존 기술과 자판기 기술이 결합된 결과이다. 자판기는 밤길을 비춰주는 가로등 기능도 하고, 재해 발생시 긴급 구호품 제공 역할도 한다.  


혼자 가는 골프장 오릭스 : 전국 22개 코스에 혼자 가서 경기를 할 수 있다. 핸디와 함께 간단한 인적 사항을 제출하면 다른 손님들과 팀을 구성해 준다. PGM 홀딩스라는 회사는 여성 이용자에 한해 솔로 플레이 신청을 받는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접수하면 비슷한 시간대의 신청자와 팀을 엮어 준다.


푸념 들어 주기 서비스 키키조즈 클럽 : 전화를 걸어오는 고객들을 상대로 푸념, 불만, 욕설은 물론 자랑 등 모든 이야기를 들어 주는 유료 서비스다. 10분당 1000엔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평균 이용 시간이 70~80분에 달한다. 최장 9시간 50분 동안 불평을 늘어놓은 고객도 있다.


기업대상 고민들어 주기 서비스 시큐리티 : 승진, 이직, 상사와의 갈등, 개인의 경제적 문제 등 다양한 고민을 듣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서비스. 500개의 회사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최근에는 거리에 좌판을 깔아놓고 남의 불평을 들어주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주로 대학생 등 젊은 자원봉사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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