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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달 Nov 24. 2021

보고서 쪼개고, 살 붙이기

여백이 주는 압박감

보고서로 채워야  백지를 보고 있노라면  한숨부터 나오는 수달. 마치 광할한 사막에 인 것 마냥 막막한 기분이 든다. 한줄한줄  내려가기가 철근을 진 것같이 느껴질때도 있. 그렇게 피땀어려 작성한 보고서가 휴지조각처럼 날아갈땐 철근보다 무거운 실망감이 짓누른다. 100 짜리 보고서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여백 앞에 한숨쉬지 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수달의 생존전략은 다음과 같다.


큼직한 단락으로 보고서 채우기

수달은 먼저 덩어리를 만들어 백지를 채울 궁리를 한다. 백지에 뭘 쓰면 좋을지 덩어리를 나눠놓고 보면 그 중엔 작성할  있을 만한 덩어리가 .  덩어리를 대강이라도 채우고 나면 일단 안정감이 생긴다. '3/4 채우면돼...'   어려움 없이 채울  있는 단락을 중심으로 가지를 뻗어나가는 식으로 보고서를 성하는 것이다.


쪼개고 가지치기

가령 '메타버스 활용방안' 대해 아이디어를 내보란 지시가 있다고 하자. 수달은 문과고 집에 가고 싶은 생각뿐이다. 구글에 메타버스를 끄적여 보면서 그나마 이해한게 '플랫폼' '콘텐츠' 나눠서 생각해 봐야 겠다 정도다.   검색을 해보니 제페토다 뭐다 요즘 핫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있고,  플랫폼에서 게임도 하고 행사도 하고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는  같다.


보고서 파일을 열어 플랫폼과 콘텐츠를 큼지막하게 쓴다. 그런다음 생각 가닥을 한번 더 넓혀 우리 기관이 메타버스에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은 플랫폼인지 콘텐츠인지 고민해본다. 막연했던 메타버스가 나름의 기준으로 두개로 쪼개고 나니 판단하기 수월해졌다. 수달은 기존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그 안에 기관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담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해본다.


살 붙이기

여기까지 오면 실처럼 가느다락 문구 하나 삐쭉 튀어 나온다. '플랫폼 구축 보다는 기존 플랫폼을 활용, 콘텐츠 발굴에 집중할 필요', 검토방향이 잡히고 나면 논리의 살을 붙이는 작업을 한다. 플랫폼 덩어리에는 플랫폼 자체 구축이 왜 바람직하지 않은지 결론을 뒷받침해줄 논리와 논거를 찾는다. 이미 대중적인 플랫폼이 존재하고, 새로운 플랫폼 구축에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정도로 논거를 구성해 갈 것이다. 그리고 콘텐츠 덩어리에는 어떤 차별점을 둘 것인지 우리 기관의 업무나 사업에 대해 골똘히 생각할 것이다.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보통 보고서는 현재보다 앞서간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다보니 거창한 추진배경과 계획과 달리 실제 결과는 획기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수달결과를 목표에 맞추기보다 목표를   현실적으로 잡는데 방점을 둔다. 거창하게 홍보하고 싶은 맘도 크지만, 눈에 띄지 않아도 최대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단추를 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뭔가 자기변명처럼 들리는 느낌은 느낌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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