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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수연 Jul 09. 2024

여행이 끝나고

더 자주 다니자

주말, 바쁜 시간들 틈 속 여행을 다녀왔다. 언제나 편안한 작근단 전우들과의 여행. 자고, 먹고, 이동하고, 운동하고, 먹고, 커피 한잔 하고, 자고, 먹고, 자고, 먹는 우리의 여행. 1박 2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일과 멀어져 보낸 시간은 나에게 꽤 많은 에너지를 주었다. 


여행을 다녀와서 돌아오는 길.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마음속에 공허랄까 혼란이랄까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다가왔다. 그저 흔한 주말을 보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여행지가 그리운 것은 아니지만 가슴 한편이 불편했다. 


이 느낌을 두고 나는 여러 생각을 했다. 먼저 '나 많이 쉬고 싶은 건가?' 내 현재 상태를 살펴보았다. 최근 다시 일과 삶의 부지런을 깨우며 달리고 있어서 행복했다. 하지만 그만큼 피곤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오전 출근을 하는 날, 교육을 듣는 날 등이 내 수면을 박탈해 갔다. 쉬고 싶을 만하다. 예전 같았으면 나에게 나약하다는 말을 던졌을 나이지만 이젠 내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체력 상태도 삶의 지향점도 달라졌다. 


'이래서 여행을 내가 잘 안 가려고 하나?'라는 생각도 끼어들었다. 헤어짐의 느낌과 비슷한 이 감정.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편안함, 동시에 바로 당장 현실로 던져질 나에 대한 불안이 함께 찾아온다. 여행에 대한 여러 트라우마가 여행을 주도적으로 안 가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일상보다 지나친 편안함을 가지게 되어 돌아오는 것이 무서운 이 순간 때문에 여행이 꺼려졌던 것은 아닐까 의심해 본다. 

좋은 기억과 함께 돌아왔지만, 약간은 무거운 감정을 가지고 여행 후 일정으로 향한다. 책을 읽고 운동을 지도하고 식사를 나누는 자리. 늦게 마쳐서 피곤할 법도 하지만 오히려 마음이 충만해지고 정신은 말똥 해졌다. 몸은 피곤했지만. 떠오르는 생각, '먹고 자는 여행이었지만 나에게 에너지를 가져다주었구나!'


다양한 감정을 겪으면서 정리가 되었다. 나는 현재 쉬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히 지금 시기는 내가 살아가는 세계에서 내 책임은 다하며 살아가야 할 때이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되 꼭 주기적으로 여행을 가서 충만함을 회복하자. 자주 가다 보면 현실로 던져질 나에 대한 불안보단 여행을 가서 오는 행복을 더 알아차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여행이, 일에서 잠깐 멀어짐이 가져다주는 에너지를 내 몸으로 고스란히 품은 후 돌아와 나누며 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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