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부터 출발해 몸으로 경험하고 한계에 부딪혀보기
지난 주말, Nike Training Network Summit 세션에 다녀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마인드 마이너 송길영 교수님의 강의. 그 이후 기분 탓인지 AI 관련된 글이 더 자주 보인다. 인스타그램에도, 카카오톡 단톡방에도 AI 시대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누가 살아남는다느니, 인간의 본질을 고민해봐야 한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이다. 그 글을 보며 나는 생각한다. '나는 어떻게 살아내지..?'
자연스레 AI, 휴머노이드 등이 할 수 없는, 나를 대체할 수 없는 것이 무언인지를 떠올려본다. 생각보다 생소하게 다가온다. 단순히 '트레이너는 대체 안돼~'라는 믿음을 굳게 가지고 있어서였을까? 하지만 지금은 점차 현실로 찾아오고 있기에 고민해봐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 아니 살아내기 위해.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경험'이다. 특히 나의 경험이다.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이다. AI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내가 한 경험을 온전히 할 수 없다. '경험'엔 단순히 장소나 행동만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맥락에 따른 해석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일 테다. 그렇기에 나이테를 쌓아가고, 그것을 표현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그저 경험하는 것을 담아두는 것이 아닌 이 경험이 왜 나만의 것인지를 나타내며 사는 삶. 유일한 오직 나만의 것을 간직하며 살아낸다면 AI 시대에 인간의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다음은 '인간미'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조금 덜 정돈된 말로 표현하면 사람냄새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 단어 자체에 '인간' '사람'이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인간만의 것, 사람만의 것이지 않을까? 사람 냄새가 나는, 인간미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되게 이상한 말이다. 나는 사람이니까. 그렇지만 요즘은 참 인위적인 사람이 많고 인위적이게 되기 쉽다. AI 매체를 이용해 나보다 이미지나 AI 생성 이미지를 앞세울 때가 있으니까. 기계적으로 사는 것을 '전문성'으로 포장하는 그림도 종종 보이고 말이다. 그렇기에 꽤나 유효한 다짐인 것 같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선 2가지가 필요한 듯하다. 먼저, '나'부터 생각하는 것이다. 이기적이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나로부터 출발해서 뻗어나가는 게 필요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한다. '나'라는 존재가 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존재니까. 내가 지금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등을 고민해 보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고귀한 생각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꽤나 고통스럽지만 말이다. 그다음 타인이라는 거울을 비춰보는 것이다. 이해한 '나'를 타인이라는 거울을 비춰 한 번 더 바라보는 것. 그러면서 동시에 타인을 이해하며 사는 것. 관계를 바탕으로 살아내 온 인간이라는 종족에게 꼭 필요한 생존 전략이기도 할 터이다. 나의 '인간미' 그리고 너의 '인간미'가 모여 우리의 '인간미'를 지키고 새로 만들어 가며 사는 삶. 그게 AI 시대를 살아내는 방법이 아닐까?
마지막은 열망, 추구, 몰입 등의 단어가 생각난다. 내 안에서 마음이 들끓어서 무언가를 하는 것. 이것도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의 입력값, 세상에 있는 정보만을 바탕으로 나를 추동하는 것이 아닌, 내 안에 있는 정보와 나를 둘러싼 정보들이 상호작용하며 열망하고 추구하고 몰입하는 삶. 이것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정리를 좀 하고 나니, 원래 추구하던 것들을 꾸준히 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약간의 안도감, 더불어 조금 더 표현의 성실함을 보태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스스로' '경험' '열망'. 나로부터 출발해 몸으로 경험하고 한계에 부딪혀보며 새로운 나를 만들어 나가는, 이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관계들과 상호작용하며 '우리'를 만들어 나가는 삶. AI 시대에 나는 그런 인간이 되고 싶은 것 같다. 이런 삶을 살아가고 싶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