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UX and UI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낱선 Dec 23. 2022

온라인 텍스트는 읽지 않는다. 스캔한다.

온라인 화면에서 텍스트 가독성을 최대한 높이는 10가지 방법

유저 대부분은 온라인 환경에서 텍스트를 읽지 않고 스캔한다. 말 그대로 단어, 구절, 제목 또는 섹션을 덩어리감 있게 빠르게 훑어보는 걸 말한다. 대강 제목만 스캔하고 댓글을 다는 경우가 온라인에서 많이 보이는 이유도 이와 같다. 당신이 제아무리 차세대 톨스토이라고 할지언정, 온라인 환경에서는 그 가치를 제대로 발현해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은 텍스트에 무자비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저 리서치 회사, Nielsen Norman Group(이하 NN 그룹)에서는 79%의 사람들이 온라인 페이지를 읽을 때 항상 스캔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한 페이지에 있는 모든 단어를 읽는 사람은 오직 16%에 불과하다고. 개인적으로 16%나 있다는 게 더 놀랍다.


다 읽지 않고 스캔한다는 건 얼핏 듣기엔 '게으른 행동'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정보를 빠르게 찾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또한 스캔을 통해 독자는 정보의 과부하를 피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읽고 있는지 스캔하고 있는지 어떻게 알까?

1. 시선을 화면에 시각화했을 때, 눈은 일부 단어에 오래 머물러 있지만 텍스트 전체 행에 집중하진 않는다.

2. 콘텐츠를 비선형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일부분을 건너 뛴다)

3. 이 텍스트 역시 슬쩍 훑어봤을 가능성이 높다.(눈물 닦자. 이건 숙명이다..!)


9가지 스캔 패턴

NN 그룹은 스캔 패턴을 발견하고 연구한 최초의 그룹이다. 그들은 카메라를 통해 사람들이 어떻게 온라인 페이지를 시각적으로 인지하는지를 관찰했다.


1. F패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으며 다음과 같이 텍스트를 스캔한다.

구텐베르크 법칙에 의해 인간은 좌측 상단부터 우측 하단으로 읽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좌측 상단에서 시작하는 이 F패턴은 페이지 하단으로 이동할수록 각 행에서 읽는 단어가 점점 줄어든다. 마지막에 가면 좌측 시작 부분만 읽고 있다. 다만, 아랍어처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 언어는 대칭된 F패턴의 형태를 보여준다.

실제 NN 그룹이 공개한 F패턴

2. 레이어 케이크 패턴

제목과 소제목만 읽는 패턴이다.

이 읽기 패턴은 페이지의 주제를 찾고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유용한 섹션을 발견하면 읽고, 그렇지 않은 제목이 있는 경우엔 아래 텍스트를 무시한다.

시선이 많이 몰린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소제목에 의해 나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간결하고 유익한 소제목은 독자들이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하위 내용을 읽을 때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따라서 소제목을 명확하게 하는 것은 재밌거나 스마트하게 본문을 쓰는 것보다 유용하다.


3. 스팟티드 스캔

독자가 키워드만 스캔하는 경우다.

키워드만 스캔하는 경우라니, 낯설 수도 있다. 예를 들자면, 방대한 양의 글 중에서 나는 숫자로 이뤄진 데이터를 뽑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럴 때 숫자 키워드만 검색해 볼 수 있다. 이게 스팟티드 스캔이다.

NN 그룹의 스팟티드 스캔 패턴

위의 이미지를 보면, 스팟티드 스캔 패턴이 랜덤하게 읽는 게 아니라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웹에서 글을 읽을 때 무의식적으로 주요 정보를 찾는다. 재미삼아 기사를 읽지 않기 때문이다.


4. 커밋 패턴

특정 소제목에 관심이 있는 경우 아래 텍스트를 모두 읽어보는 경우를 말한다.

이 유형은 관심 있는 주제가 나오면 아래에 있는 모든 행을 전부 읽는 걸 의미한다. 이는 소제목을 잘 써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글을 읽을 때 스캔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답도 발견하길 원한다. 재미로 글을 읽는 게 아니라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보를 찾기 위해 읽기 때문이다. 텍스트는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내려야 할 의무가 있다.


이 패턴은 흔히 보이진 않지만 유저가 자신의 과제, 주제 또는 흥미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섹션을 찾을 때 발생한다.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곳은 의외로 '요리 레시피'. 끝까지 읽어야 완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럴듯하다.

비판을 목적으로 읽는 게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글을 접한다. 이는 아래, 철저한 검토 패턴과는 상반된 양상을 보이는 지점이다.


5. 철저한 검토 패턴

스터디나 평가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철저한 검토 패턴이 나타난다. 관심 있거나 관련 있는 내용 뿐만 아니라 해당 페이지 전체를 꼼꼼하게 다 읽는 패턴이다.

공급자 입장에서 가장 좋은 유저 패턴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철저한 검토 패턴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게다가 한 번에 내려 읽는 게 아니라 문장과 문장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철저한 검토 패턴이 일어나는 경우는 아래와 같다.


1. 텍스트를 읽고 해석하긴 어렵지만 외부적인 이유(시험 등)를 위해 읽어야 한다.

2. 해당 텍스트의 주제와 내용이 독자의 전문 지식 수준을 상회한다.

3. 정보가 누락되었으나, 독자가 정보를 반드시 필요로 하고 있다.(잘못 작성된 FAQ나 설명서 등)

이 패턴을 보여주는 유저는 아마 해당 글에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 자신이 필요로하는 정보를 찾지 못해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썼기 때문이다. 결국 철저한 검증 패턴은 유저가 해당 페이지에 실망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6. 섹션 바이패스 패턴

페이지의 섹션들을 건너뛰면서 읽는 걸 의미한다.

얼핏 보기엔 F패턴과 유사해보일 수 있으나, 섹션 바이패스 패턴에서는 유저가 텍스트를 거의 쳐다보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중요도/가치가 낮은 텍스트에서 자주 발생하는 유형이다.

시선이 오래 머문 곳이 거의 드물다


8. 잔디깍기 패턴

해당 패턴은 텍스트가 아니라 웹사이트 콘텐츠 전체에 관한 것으로, 페이지가 이미지나 비디오, 텍스트 등 셀로 분할되어 있는 경우 유저는 잔디깎기를 움직이듯이 이동한다.

아래 애플 와치 페이지는 콘텐츠에 셀이 존재할 때, 잔디깎기 패턴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다. 실제로 이미지를 섞어 콘텐츠를 만들 때 이미지를 한 방향에 몰아넣으면 가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많은 웹진/매거진에서 이런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9. 지그재그 패턴

이 패턴은 텍스트와 콘텐츠 측면에 있는 작은 텍스트들/이미지를 왔다갔다하며 보는 유형이다.

그렇다면 유저는 왜 지그재그 방식으로 스캔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콘텐츠 옆 이미지가 더 강렬해 끌리거나, 텍스트가 혼란스러울 경우다.

딱 봐도 옆에 이미지가 시선을 끌게 생겼다


가독성을 높이는 9가지 텍스트 설계 팁

그렇다면 콘텐츠를 스캔할 때 유저가 가장 정보를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독성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개인적 경험과 위에서 언급한 9가지 패턴에 근거해 9가지 팁을 알려주었다.(영어 문장 구조에만 해당하는 한 가지 팁은 뺐다)


1. 텍스트 내용과 관련이 있는 소제목을 사용한다. 유저가 원하는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다면 그들은 만족할 것이다.


2. 텍스트의 중심 메시지를 맨 앞에 배치한다. 특히 첫 번째 문장의 3개 단어는 핵심적이어야 한다. F패턴을 기억하자.


3. 키워드에 굵은 글꼴을 사용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강조 표시를 하자. 하지만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으니 너무 많이 사용하지 말자. 다 강조 표시하면 눈에 띄는 게 없다.


4. 글머리 기호(불렛 포인트)를 활용하자. 다만, 4~5개를 넘어가면 안 된다.


5. 쉬운 언어가 가독성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는 건 당연지사. 더 많은 유저를 타깃으로 할수록 최소한의 전문 지식만을 가진 유저도 포함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6. 서론을 너무 길게 쓰지 말자. 기본적이고 구조화된 정보를 바탕으로 빠르게 넘어가도록 하자.


7. 두괄식은 다시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장 중요한 정보를 맨 앞에 두자. 그런 다음 세부사항을 뒷받침 의견으로 두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지 않은 것을 맨 끝에 배치하자. 맨 끝에는 기사 요점을 요약하면 효과적이다.


8. 한글로 팔십이라고 쓰는 것보다 숫자 80이라고 쓰는 게 더 도움이 된다. 숫자는 시선을 끄는 힘이 있기 때문에 숫자를 활용해보자.


9. 가장 중요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것, '조사를 확실히 해라.' 유저는 글을 칭찬하기 위해 들어온 게 아니라 정보를 얻기 위해 들어왔다. 때문에 정확하지 않은 정보는 신뢰를 깨뜨리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UX Writer 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자라면 한 번쯤은 읽어보면 좋은 글이다. 사실 마지막에 주는 팁들은 약간 뻔한 감이 없지 않지만, 근거가 확실히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지금까지 '두괄식으로 쓰세요'라는 말은 으레 그렇다, 라는 말로 눙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확실히 F패턴 등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알고 설계하는 것과 모르고 따라 만드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그리고 가장 중요하지 않은 내용을 맨 하단에 두라는 저자의 말에 나는 내 의견을 가장 밑에 뒀다.)

https://uxplanet.org/people-dont-read-online-they-scan-this-is-how-to-write-for-them-80a75069c14e


✅오역은 언제든지 지적 환영!

✅UX적으로 가독성을 더 높이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UX Writing] 더 나은 에러 메시지를 쓰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