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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라빛 Apr 15. 2021

예술이란 무엇인가


상처를 작품으로 승화하는 것


예술가들은 자신의 내면을 작품으로 승화한다. 쿠사마 야요이, 니키 드 생팔은 자신의 아픔을 표현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여성 조각가 니키 드 생팔(1930-2002)은 물감이 담긴 깡통이나 봉지를 석고화면에 부착해 만든 작품에 실제로 총을 쏘는 작업으로 화제였다. 회화, 조각, 퍼포먼스를 아우르는 선구적이고 도발적인 예로서 미술사적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아픈 과거가 있다. 11살 때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후 일생을 증오와 신경쇠약에 시달렸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술을 시작했다.1) 그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이었지만 권력에 대한 저항과 개인적인 상처를 적극 표현하고 스스로 치유의 과정을 걸어왔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높이 평가하고 싶다. 초반의 작품(1961)과 후기의 작품(2008)을 보면 확연히 색감과 표현 테마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미술을 통해 작가 스스로 아픈 과거를 치유하고 승화했음을 알 수 있다. 


   

오른쪽 작품 - 붉은마녀(1963년)
2018년. 마즈다컬렉션



쿠사마 야요이(1929~)는 현재 생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가로 명성이 나있다. 2007년에 제작 된 노란 호박형태의 조각작품은 소더비 홍콩 경매에서 16억원에 낙찰되었다. 글로벌 미술매체 '아트시(artsy)'의 조사결과 2019년 세계 아트페어 구매수요 1위에 선정되며 많은 컬렉터들이 그의 작품을 원하며 판화의 가치가 수직상승하고 있다고 한다.2) 쿠사마 야요이하면 사실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땡땡이'다. 그의 작품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시그니쳐가 땡땡이 문양이기 때문이다. 탄생 배경에는 두 가지 썰이 있는데, 첫 번째는 어린시절 얼굴에 수두나 곰보같은 것이 나서 트라우마로 남았다는 얘기가 있고, 두 번째는 전쟁의 비극의 시대에 살았고 그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정신질환을 알았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열 살무렵부터 심한 착란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어머니는 교육이 부족한 것이라 탓하며 체벌을 가했고 아버지마저 집을 나가고 강박증에 시달리던 그는 어린 시절 치유받지 못한 상처를 안고 성장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빨간 꽃무늬 식탁보를 본 뒤, 눈에 남은 잔상이 온 집안에 보이는 환영을 경험하게 된다. 그것이 둥근 물방울 무늬로 변형되어 그의 작업에 중요하고도 유일한 소재가 된 것이다.3)


예술이라 부른다.









그림은 자신의 초상화이다.



그림은 시대의 초상화이자 역사의 기록물이다.  화가는 그림을 통해서 시대와 인간을 표현하므로 그림의 시대의 초상화이자 역사의 기록물로서 가치를 지닌다._<파리미술관 역사로 걷다> 이동섭


미술치료에서 그림(Painting)은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면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힐링하는 시간이 되고, 그림 작품(Art)을 보노라면 작가가 그린 의도와 내포한 의미를 해석하며 미술세계로 빠져들기도 하며, 색채와 느낌 그리고 분위기가 주는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받으며 여러면에서 동기부여를 받기도 한다. 이것이 예술, 그림이 가진 힘이다.


상담심리학에서 그림은 치료의 개념이 보다 강하다. 그림을 그리게 되면 사람의 무의식이 반영이 된다고 하여 '투사기법' '투사적 그림검사'라고 불리운다. 


17년간 서울대병원에서 마음이 아픈 많은 어린이들,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말로나 행동으로는 자신이 겪고 있는 심리적 어려움과 갈등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림을 통해서는 너무나 생생하게 자기 내면의 실제 모습을 잘 보여 주는 걸 접할 때 감탄하곤 했습니다.
_<그림을 통한 아동의 진단과 이해> 신민섭



실제로 상담을 하면서 투사검사를 많이 하게 되는데, 놀랍게도 여러 방어기제나 감정억제로 보이지 않던 것들이 그림을 통해서 표출이 된다. 내제된 갈등과 감정들이 그림 그리는 과정을 통해서 자유롭게 표현되는 것이다. 4)


작고 외소한 아이가 자신의 과대성을 보이기 위해 폭력적이고 무섭게 그린다던지
외형적으로 얌전한 아이가 그림에서는 화려한 색채감과 미술성을 과감히 표현한다던지
화나고 슬픈 자신의 현재 감정상태를 표현한다던지
웃고 있다고는 하지만 슬픈 표정을 짓는 다던지 





'그림은 외면에 보이는 것 그 이상으로 많은 메세지를 담고 있다.' 

그렇지만 '이럴 것이다~' 라는 낙인찍기나 판단오류로 내담자에게 선입견을 남기는 것은 금물이다! 단지 그런 이들에게 좀더 많은 관심과 사랑의 표현, 사소한 일에도 칭찬을 해주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마음이 아픈 아이들, 어른들이 점점 더 많이지고 있는 추세이다. 하루 빨리 그들의 마음이 치유되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상담사로서의 노력은 계속 된다.




메세지를 남기는 것, 
그것으로부터 예술은 시작된다.





<자료출처>

1)니키드 생팔, 3)쿠사마 야요이: NAVER 지식백과

2)쿠사마 야요이: 미술에게 말하다, 소통하는 그림 연구소

4)학교상담사례: 일상라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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