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로 연기된 레미콘 타설, 성공! feat. 따뜻한 요즘겨울
1층 슬라브 바닥철근 가공조립
명일 : 전기. 설비배관 후 레미콘 타설
아침부터 눈이 펄펄 온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눈은 오지만 기온은 조금씩 올라가 낮엔 영상 3도쯤 된다고 한다. 눈이 오는 와중에 부지런히 철근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레미콘 타설은 예약제로 진행하는 거라 맞춰서 준비가 되어있기도 해야 한다.
이번 주 내내 최고기온은 모두 영상이라 콘크리트 타설과 양생에 문제는 없을 거라고 한다. 지난주 예정된 타설이 일주일 정도 미뤄진 거니 이쯤 되면, 날씨도 도와주는 거라 말할 수 있겠다.
김대균 건축가의 책을 모두 읽었다. 초반보다 뒤로 갈수록 중간중간 멈추고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었다. 나의 일상과 ‘집’의 역할, 계속해서 가꾸고 성장시켜 가는 공간에 대해 생각했다. 이름이 있는 집, 자연을 느끼고 함께하는 집, 아름다운 집, 자급자족할 수 있는 집, 지구를 괴롭히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집.
공간의 기능적인 설명보다 집의 가치와 존재 이유를 떠올려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1층 슬라브 레미콘 타설 <2층바닥>
명일 : 외부 시스템비계 설치
전기 배관 작업 등을 마치고, 예정대로 오후 낮 12:45 시작해서 16:10까지 레미콘 타설이 진행되었다. 현장에서 누림대표님이 지역날씨까지 보내주셨다. 오후 망원동 날씨는 영상 6도-8도로 저녁까지 영상이다.
콘크리트는 물과 만나 열이 발생하면서 굳게 되는데, 이때 습도와 적절한 온도가 유지되어야 단단하게 양생이 된다고 한다. 겨울철에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 수분이 얼면서 강도를 떨어뜨릴 수 있어 타설시점뿐 아니라 초기 양생과정에서도 5도 이상 유지되는 것이 좋다. 아니면 불을 때거나 열풍을 만들기도 한다는데 이번 주는 다행히 내내 영상이 예상된다.
완전히 강도가 생기는데 까지 보통 28일 정도가 소요되어 지난달 타설한 지하층도 동바리를 여전히 받쳐두고 있는 중이다.
외부 시스템 비계 설치
명일 : 형틀목공 2층 먹매김, 지하층 거푸집 탈형 반출준비
퇴근길에 갑자기 덩치가 커진 집을 보고 적잖이 놀라 한참 들여다봤다. 작다, 작다 할 땐 언제고 이래도 되나? 동네풍경과 상관없이 너무 큰가? 하는 생각까지 잠시 들었다. 작업할 수 있게 외부 비계를 세워서인데 마치 인형탈을 쓴 것처럼 몸집이 1.5배로 벌크 업된 착시 효과이고, 벗고 나면 다시 작아지겠지.
여하튼 이제 ‘건물’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현장이 되어간다. 두근두근.
거푸집을 뜯어낸 벽체가 여전히 축축해 보이는 게 해가 바짝 나면 좋겠지만, 한겨울에 이렇게 공사가 진행될 수 있는 걸로도 운이 좋다. 지하보다 1층이 좀 더 잘 나왔다고 한다. 같은 형틀을 반복해서 사용하니 틀의 문제는 아닐 거 같고 날씨 탓일까? 내부는 아직 못 봤지만, 벽이 고르게 만들어지지 않은 부분은 별도 작업(화장)으로 매끄럽게 한다고 조소장님이 설명해 주었다. 우리나라가 이 화장을 그렇게 감쪽같이 한다는데 애초에 잘 만드는 게 바람직할 거 같은데, 여하튼 결과는 감쪽같다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안도 다다오처럼 노출 콘크리트를 주재료로 하는 건물에는 얼룩이나 색 차이가 나기도 해서 마무리 작업이 필요하기도 하다고.
건축이라는 게 굉장히 복잡다단한 일의 연속일 거라 생각했는데, 지켜보면 각각 사람들이 가진 기술과 연륜이 조합되고 반복되면서 하나의 결과로 만들어져 가는 과정인 것 같다. 그래서 작업을 하나의 태스크로 보면 단순하고, 상세히 일의 과정을 들어보면 복잡하고 작업자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하긴, 장인이 괜히 생긴 건 아니겠지. 단순할 수도 있는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에서 어떤 경지를 넘어선 사람들의 손길. 가지런하게 놓이고 같은 매듭으로 일정하게 묶인 철근 다발에서 그런 게 보인다. 단순함이 완벽해 보일 때 오는 아름다움이랄까.
그런 걸 볼 때 안심이 되고 기분도 좋다. 그런 균형 있는 틀이 내가 사는 집의 바닥이고 벽이라 생각하면 어떤 기분일까? 지금 사는 집으로 옮길 때 2층에 가전과 가구를 들이면서 혹시 집이 무너지진 않을지 무게를 계산해 보고 진심으로 걱정했던 게 생각난다. (H빔 보강을 많이 한 리모델링 주택으로 여태 멀쩡하다 ^^)
건축비 부가세 환급과 추후 취득세 납부 등을 준비하기 위해 세무사를 소개받았다. 주택분은 환급대상이 아니라 40% 정도는 받지 못할 것 같다. 대출에도 해당되지 않고 결국 건축비의 증가로 이어지는 부분이라 아쉽지만, 얼른 포기하고 장기적으로 절세방안이 있을지 모색해 봐야겠다.
1. RPP 가설 방음벽 시공
2. 2층벽체 형틀목공 거푸집설치
명일 : 형틀목공 2층 거푸집설치
RPP (Recycling Plastic Panel) 공사현장의 소음과 먼지를 막고 주변 안전을 확보하는 설비. 3m 에서 6m까지 있다고 한다.
현장 소장님 설명으로 가림막이 설치되면 소음이 위로 올라가서 저층 소음은 약해지지만, 높은 층은 더 시끄러워질 수 있다고 한다.
조소장님과 미팅. 철공 사장님이 배정되어 미팅을 진행했고 잘하는 분이라고 해서 더 기대가 된다. 출입문에서 외부 난간까지 철제가 외관에 포함되는데 잘하는 분이 했을 때 완성도면에서 차이가 크다고 한다. 매일 들락거리며 보는 문인데 시장이 크지 않아서인지 멋있는 대문을 보기도 쉽지 않다.
설계 시 지하의 채광을 돕기 위해 대문을 닫았을 때도 빛이 투과되는 안으로 디자인되어있는데, 빗살의 간격을 조정해서 몇 가지 대안을 더 잡아보시겠다고 한다.
2층 현관의 난간과 벽체의 연결 면은 시공현장에서 내구성 높은 방안을 제안해 주셔서 조소장님과 의논하여 외벽 모습은 유지하고 시공방법을 변경해 보기로 했다.
또 서향이다 보니 여름 햇살을 어떻게 컨트롤할지 숙제인데 한지창으로 고려하고 커튼함은 두지 않기로 설계를 변경했다. 역시 현장의 제안이 있었던 모양이다. 혹시 커튼을 넣을 수도 있지 않을까, 잠깐 생각했으나 단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모든 일이 그러하지만, 서로의 얘기에 귀 기울여주는 파트너를 만나는 건 큰 행운이다. 그게 현장이든 설계사든 건축주이든. 내가 하는 일에 의견을 내고 조율할 때 시너지라는 게 발휘될 수 있고, 열심히 도면을 들여다보고 꼼꼼히 살펴보며 모두 같은 페이지를 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오늘은 지하층 정리와 자재반출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이른 아침부터 소담스레 내리는 눈 덕분에 작업은 취소되었다.
다들 새해까지 한숨 돌리는 기회를 만들어준 센스 있는 날씨인 듯. 눈이 다시 비로 추적거리는데 얼어버리면 곤란할 거 같아 골목의 눈을 치우고 들어왔다. 하다 보니 공사를 함께 견뎌주시는 이웃들이 다니는 길까지 더 치워보자는 생각에 점점 멀리 나가다가 팔이 묵직해져 집으로 돌아왔다. 한 시간이나 지났네. 그래도 날씨에 맞게 몸을 써서 주변을 정리하는 건 힘들기보다 활기를 돋우는 일에 가깝다. 훤해진 길을 보니 뿌듯!
1월 2일 : 폼해체 및 외부 폼 제작
1월 3일: 철근 작업
1월 4일: 벽체 전기, 설비작업, 감리 점검
1월 5일: 내부 폼, 슬라브 작업
1월 6일: 철근 작업,
1월 8일: 전기, 설비, 감리점검
1월 9일: 타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