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로스트 Nov 10. 2024

Self Love3: 나의 부족함을 축복으로 만든다

지난 30년 넘게 지속해 온 나의 커리어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다. 영어를 원어만 처럼 완벽하게 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문성을 요하는 일을 그것도 미국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일할 수 있었을까? 언어의 완벽성만큼 중요한 것이 언어 안에 내재되어 있는 문화를 이해해야 하지만 나는 나이 서른이 다 되어서 미국에 왔기 때문에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못하는 한계가 있다.  제2 외국어를 늦을 나이에 시작하면서 엑센트도 완전히 없애는 것도 불가능하다. 


인더스트리는 또 어떠한가?  전자공학과를 전공하지 않은 문과 출신이 반도체 회사에서 딥테크 용어를 쓰면서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스토리텔링을 해야 하는 것이 나의 일이다.  엔지니어들이 기술 관련 미팅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들을 때마다 나에게는 늘 외계인언어처럼 들린다. 


내가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절대 바꿔질 수 없는 것은 나의 완벽하지 않은 영어 엑센트 일 것이다. 학교 다닐 때에 수학과 과학을 제일 싫어하고 못했던 뼛속까지 문과인 나는 다시 태어나도 엔지니어는 못될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대학 4학년 때 취업 준비를 하면서 내가 가장 피하고 싶었던 것은 영어와 컴퓨터였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 피하고 싶은 두 가지 스킬을 가장 필요로 한 일을 아주 오랫동안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도체 회사에서 영어를 잘해야 하는 글로벌 회사에서의 마케팅을 한다는 것은 완벽하기는커녕 부족함이 투성이어도 관련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 주위에 많은 사람들의 궁금중을 자아냈다.  


"도대체 어떻게 하신 거예요"? 


나는 어쩌면 오랫동안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과 압박은 스스로  내려놓은 것 같다. 나는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 그래 난 어차피 한국에서 태어나고 오랫동안 살았기 때문에 영어는 완벽할 수 없어.  그리고 반도체 회사에 일한다고 모든 기술을 이해할 수 없다. 어쩌면 이해 못 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하는 마케팅에서 스토리 테링에 도움이 된다. ”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스스로 수긍을 하는 것은 체념이나 포기가 아니고 현실 직시이다. 그래서 나는 부족함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동시에 나의 강점을 찾아내고 집중하는데 노력했다.  반도체 마케팅을 하면서 부족한 영어대신 나의 장점을 살려서 집중한 것이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마케팅 “전략”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늘 반복적인 방법보다는 새로운 젼략으로 공격적으로 재품과 회사를 알리는데서 나의 장점을 키웠다.  이전에 다니는 회사의 반도체 회사 30주년 기념 회사 마케팅 활동 중 미국 나스닥 오프닝을 기획한 것이 한예이다.  


두 번째는 마케팅을 하면서 중요한 것이 관계와 네트워킹이다. 나는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간과 정성을 많이 쏟았다.  홍보와 마케팅을 하면서 중요한 관계 중 하나가 매체인데 나는 기자들과의 관계가 좋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관계는 아니다. 오랫동안 정성을 쏟아야 이루어지는 것일 테다. 그리고 이전에 함께 일했던 CEO들로부터 신용을 얻고자 노력했고 그 관계는 회사를 떠났지만 이어지고 있다.  그 관계는 나에게는 좋은 자산이 되고 있다.  


절대 완벽할 수 없는 이 일을 하면서 벽에 부딪힌 자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어쩌면 그 부족함은 당신들에게는 축복이 될 것이라고.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방법 중 하나는 나의 완벽하지 못함을 받아들이고 나를 오히려 발전시키는 기회를 만드는 것일 테다.  


성경에서 키 작은 다윗이 거인인 골리앗에게 승리한 것처럼. 이 세상은 골리앗이 아닌 완벽하지 못하는 다윗에 의해서 발전된다.   

작가의 이전글 Self Love 2: 내 인생의 서사는 내가 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