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실리콘벨리라는 이름을 대표하듯이 상당 부분의 회사가 테크 회사이며 그중 50프로 가까운 유능한 인재는 아시안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은 미국에 유학을 와서 취업을 했거나 이민 2세대와 3세대를 모두 포함한다.
그중 한국인들은 얼마나 차지할까? 아시아인이 실리콘 밸리 기술 인력의 약 40%를 차지하고, 한국인이 이 지역 아시아인 인구의 3%~6%를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한국인이 기술 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1%~2.5%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인을 포함해서 40프로 아시안 중에서 과연 C-level까지 올라간 인재들은 과연 몇 명 일까? 조사에 의하면 5% 정도만 아시안이라는 놀라운 통계다.
물론 실리콘벨리가 미국 경제를 대표할 수는 없지만 미국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에 위의 통계 숫자들은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난 26년 동안 실리콘 벨리 글로벌 테크회사에서 근무를 하면서, 특히 마케팅 리더라는 직업상 C-level과 가까이 일을 할 기회가 많았다. 고학력의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아시안들 중 왜 5프로만 회사의 임원이 되었을까 라는 이유가 궁금했다. 이 갭 (gap)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내가 내린 결론은 그들의 능력이나 성실성의 부족이 아닌 백인과는 다른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다. 백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C-suit은 먼저 손들고 질문을 하는데 두려워하지 않고, 본인의 의견을 거침없이 발표를 한다. 자기주장을 내세우는데 두려움이 없다. 꼭 정답을 말해야 하는 강박감과 조용히 성실하게 일하면서 보스가 알아주길 바라는 아시안들과는 DNA 가 다르다.
몇 년 전 회사의 후원으로 Stanford Executives Program에 참석을 할 기회가 있었다. 대상은 40명 정도의 아시안 아메리칸 임원들이다. 서른이 다 되어서 늦은 나이에 미국에 온 나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참석자들이 미국에서 태어난 2대 3대째 미국 이민자들이었다. 즉 그들은 미국에서 일하면서 언어와 문화 적응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내 눈에는 미국 사람으로 보이는 그들 또한 진한 아시안의 피를 가진 겸손을 장착한 채 조용하게 조직에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최고 임원까지 올라가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또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몇 달 전에 한국에서 방문한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위한 마케팅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창업자 브랜딩의 필요성에 대해서 설명을 할 때 한 남성 참여자가 소심하게 손을 들면서 질문을 하였다. “ 한국에서는 그렇게 자신을 피력을 하면 나대지 말라고 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한국인 부모 중에 혹시 아이를 미국에 유학을 보내고 싶거나 미국에 이민을 와서 글로벌 회사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은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조용히 공부하고 실력만 키우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틀린 답이라도 좋으니 제발 손을 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 밥법은 발표가 될 수도 있고 글로 표현할 수 있다. 투명하고 빈번한 커뮤니케이션이 리더로서 중요한 덕목이다.
다른 사람들과 공감능력을 키우고 나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설득시키는 것이 리더로서 가장 중요한 스킬 중 하나이다.
본인의 스토리로 설득력 있는 브랜딩 하는데에 있어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나의 전문성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알려야 한다. 그것을 나댄다고 모난 돌 정 맞듯이 자라온 한국인들에게는 어려운 일일수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나대지 않으면 아무도 당신을 모르고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브랜딩은 내 자랑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전문성으로 타인의 삶에 도울 수 있고 어떻게 가치 창조를 할 수 있는지에 집중을 하면서 리더십을 키워보자.
나의 아들은 17살 고등학생이다. 이민자 엄마 아빠 사이에 자라난 아들이 사회에 나갈 때쯤에 미국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목소리를 내고 리더의 위치에서 가치를 제공하게 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