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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go Apr 01. 2021

소심했던 나의 출판사 면접 도전기

<언니만 따라와, 출판편집자 취직 길라잡이>#11

소심했던 나의 출판사 면접 도전기     

발표, 면접, 토론… 제가 가장 못하는 것들 종합 세트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 앞에서 말하는 걸 너무너무 두려워하는 사람 중 한 명이에요. 고등학교 때는 10개도 넘는 동아리 면접에 죄다 불합격 통지를 받았을 정도니까요. ‘나 같은 소심쟁이가 면접을 통과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다가 서점에서 마주친 은혜로운 책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바로…!


      

1.면접이 막막할 때마다 꺼내읽는 책을 소개합니다

《면접이 막막할 때마다 꺼내읽는 책》(한빛비즈)! 허겁지겁 말하기도 바빴던 제가 이 책을 읽고 ‘출제자의 의도’를 살피는 지혜를 배웠습니다.

세계 최대 헤드헌팅사 CEO가 쓴 책으로, 이 회사의 헤드헌터들이 추려낸 면접 질문, 98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달달달 면접 답을 외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라는 것. 숨은 의도를 알고 돌파 전략을 세우는 것이죠.

면접을 앞뒀을 때마다 이 책을 곁에 두고 일일이 그 질문에 대해 답을 썼습니다.

그리고… 면접 때 깜짝 놀랐어요!     


'엄마야, 그 책에 나왔던 그대로네!'     


아직 면접에 대해 아무 기초 지식이 없다면, 면접 책의 모범 답안을 일일이 외우는 데 진이 다 빠진다면 이 책을 강력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걸로 면접 파트를 넘어가는 건 좀 섭섭하니 여기에 더해서 제가 지금까지 겪은 면접 질문들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대부분은 출판사 면접이고 하나는 웹툰 에이전시 면접!(불합격하긴 했지만요) 

공통적으로 자주 출연하는 질문들을 보면서 면접관들은 자기소개서의 어떤 부분에 시선을 두는지, 출판사 면접의 공통점은 무엇인지 파악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럼 면접 현장으로 들어가봅시다!

               


2. 실제 출판사/콘텐츠 회사 면접 질문들을 소개합니다.     


(1) 학습만화 출판사, A사의 7가지 질문(신입)     

면접 형태 : 나 vs 多(아마 4,5분이 면접관이셨다)

분위기 : 푸근하고 엄마 미소를 계속 날리셨음     


1) 리더십을 발휘해 본 일이 있나요?     

98개의 질문 중 ‘팀으로 일해 본 경험이 있나요?’와 가장 유사하고 SBI의 질문 ‘동아리나 학회, 프로젝트 팀 또는 회사, 단체 등에서 활동하거나 일한 적이 있습니까?(책임, 역할, 평가)’와 비슷하네요.     

협업한 경험, 그중 여러 사람을 이끌었던 경험을 찾아서 준비해두는 건 어떨까요? 편집자란 결국 여러 사람의 재능을 끌어다가 나의 유용함으로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요.       


2) 평소에 소설을 자주 쓰나요?     

웹소설 공모전에 나가 끄트머리로 이름을 남겼다는 걸 자소서에 썼는데 여기에 관심을 가지셨습니다. 학습만화 분야는 '스토리'에 강점이 있다고 강조하면 좋다는 걸 여기서 깨달았습니다.     


3) 회사에서 어떤 부분을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나요?     

드디어! 이건 ‘본인의 가장 큰 장점은?’이란 질문과 비슷합니다. 책에 나오는 내용을 소개하자면 이렇습니다.     

숨은 의도 : 우리 회사의 니즈가 무엇인지 알고 있을까?

돌파 전략 : 업무 내용을 염두에 두고 대답한다. 현란한 표현을 늘어놓기보다 팩트를 중심으로 말하자.     

내가 면접장에 들어선 이유를 ‘회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라고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할 장점을 사례를 들어 말해야 합니다.     

이걸 어떻게 답했더라… 까마득한 기억. 그때 저는 제대로 된 준비를 못했어요. 제 필살기가 뭔지 확실히 알아두지 못했습니다.


4) 자신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뭘까요?     

합격을 결정짓는 15가지 질문, ‘본인의 가장 큰 단점은 뭔가요?’와 같은 질문이네요!     


숨은 의도 : 이 지원자도 다른 지원자처럼 질문을 회피하거나 뻔한 답을 내놓을까?

돌파 전략 : 서류를 통과해서 면접까지 도달했다면 면접관은 자신이 예측한 단점을 지니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일 뿐, 새로운 단점을 찾아내려는 것이 아니다.     


당시 서류상으로 보이는 제 약점은 학점, 그리고 알바 경험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런 약점만 말하고 추가로 취약한 부분을 드러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때 뭐라고 답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네요. 헤헤.  

5) 독자로서편집자로서 우리 책의 어떤 점이 좋았나요?     

이 질문은 아마 출판사에 지원한다면 99% 받을 질문일 거예요. 뒤에 다른 출판사들도 다 이 질문을 한 걸 보면. 지금 털어놓는 이야기지만 옛~날에 어릴 때 그 출판사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끄집어내서 겨우 답할 수 있었습니다….     

면접에 가기 전 그 출판사에서 나온 도서를 읽고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을 개선하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준비합시다!     


6) 우리 출판사 책 많이 읽어봤나요?     

위에 질문이랑 비슷하네요. 많이 읽고 많이 좋아하는 티를 팍팍 내봅시다!     


7) 이곳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아나요?     

요거, 진짜 많이 나오는 질문인데 면접 책에 비슷한 질문은 없는 거 같네요. 각 분야의 출판사마다 하는 일이 차이가 나는데, 그 차이를 명확히 알아야 면접관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습니다…! 앞에 쓴, 각 분야별 자질과 편집자가 하는 일을 잘 참고해서 답을 준비하시는 걸 추천해드려요.      

저는 이 마지막 질문에 제대로 답을 못했습니다.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어렴풋이 아는 게 전부였죠.



(2) 유아동 출판사 B사의 9가지 질문(신입)     

면접 형태 : 나 vs 두 분의 면접관

분위기 : 유아동 출판사라고 해바라기반 선생님들이 오실 줄 알았는데 약간 살벌했음     


1자기소개를 해보세요     

합격을 결정짓는 15가지 질문 ‘자기소개를 해보세요’라는 질문과 똑같네요.     


숨은 의도 : 자기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을까? 일단 이력서를 읽을 시간부터 벌어야겠다

돌파 전략 : 준비한 답변을 거침없이 말할 수 있도록 연습하자.     


저는 면접관들이 제 자소서, 이력서를 열심히 읽을 것을 기대했지만 대부분은 까먹으시는 것 같더라고요. 지원자가 워낙에 많으니. 자소서를 다시 읽으시는 동안 1분 정도 분량으로 자신을 소개합시다. 정답은 없지만 거침없이 말하는 걸 목표로.

2) 학점이 낮네요     

이렇게 자소서에 드러난 단점을 명확히 꼬집어 주시는 경우가 많으니 미리 이력서, 자소서상의 약점을 파악하고 이에 변명(?)할 수 있게 준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이 질문은 ‘본인의 가장 큰 단점은 뭔가요?’의 변형 버전으로 생각해두면 될 듯합니다.     


3) 블로그 운영 관련 질문     

대학 다닐 때 블로그에 '말씀 묵상 만화'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콘텐츠를 제작한 경험으로 자랑하고 다녔는데 사실 자랑할 만한 것도 아니었어요. 하지만 면접관분들은 이걸 누구에게 배포했는지, 얼마나 많이 봤는지를 궁금해 하셨지요. 지금에서야 고백합니다. 아무도 안 봤어요!!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어 사람들과 소통했던 경험이 있다면, 자소서든 면접에서든 언급해보세요. 분명 면접관들이 흥미를 보일 거예요. 지원자의 기획력을 엿볼 수 있거든요.

     

4) 아이들을 좋아하나요아이들을 접할 기회가 많나요?     

유아동 회사라면 나올 문제입니다!     


5) 우리 회사에 대해 아는 게 뭔가요회사의 도서에 대해 말해 보세요.     

앞에도 비슷한 질문이 있던 걸 기억하시나요? 이건 단골 질문이니 반드시, 반드시, 대답할 준비를 해두시기를… 사실 앞의 ‘좋은 출판사 고르는 법’을 배워 실천하셨다면 이 질문은 누워서 떡 먹기입니다! 여유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회사 책을 한두 권이라도 읽고 가셔요.     


6) 아르바이트한 경험이 없네요     

이것도 ‘본인의 가장 큰 단점은 뭔가요?’의 변형 질문이겠죠.     


7) 주일에 일해도 괜찮나요?     

자소서에 자신이 크리스천임을 밝혔다면 나오기 쉬운 질문입니다. 

     

8) 마지막으로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책에서는 이 질문을 답하는 데 가장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는데, 추천하는 질문이 있다면     


-이 자리에서는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할까요? 

>나중에 같은 분야에 지원했을 때 현직자가 한 말이니까 요긴하게 쓰일 수 있을 거 같아요.     


-이 자리에서 마주하게 될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가요?

>맡게 될 책, 주력 도서를 알 수 있고     


-제가 함께 일하게 될 팀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이건 말 그대로 궁금해서;; 또래가 있는지, 다 높은 분들인지 등등     


-근무하시면서 가장 만족스럽게 여기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지원동기에 써먹을 수 있겠죠…?     


-왜 이곳에서 일하는 게 마음에 드시나요?

>이것도 지원동기로     


-면접이 끝난 이후, 채용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불합격이어도 알려주시는지, 알려주신다면 언제 말씀해주실지 아는 게 마음이 편합니다.

9) 어필하고 싶은 거 있나요?     

이것도 질문한다면 갑자기 벙~할 수 있으니 자소서, 이력서에 없는 또 다른 나의 매력을 준비해둬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3) 학습 만화 출판사 C사의 11가지 면접 질문(신입)     

면접 형태 : 나 vs 3명의 면접관 (마케팅, 편집, 디자인 두목님(?)들이 나오신 듯)

분위기 : 나름 밝았다! 웃어주시고 ㅎㅎ     


1) 로맨스 소설 쓰는 데 얼마나 걸렸나요무슨 내용인가요어떤 공모전인가요?     

앞에 말했지만 학습 만화 쪽은 스토리를 다루는 능력을 좋게 봐 주시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신생 플랫폼에서 하는 웹소설 공모전에 무리하게 도전해본 적이 있었고, 그 점에 대해 자주 물어보시더라고요.     


2) 기독교 만화 일기는 누가 많이 봤고배포했나요?     

역시나 앞의 B사와 같은 질문. 죄송해요! 아무도 안 봤어요!     


3) 왜 편집자가 되고 싶은가요?     

‘들어가며’에서 나눴던 이야기네요.

면접에 이런 질문이 나온다면 살아있는 근거와 경험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4) 외국어를 잘하는데 왜 그쪽으로 진로를 잡지 않았나요?     

앞의 ‘왜 편집자를 하고 싶은가요’의 변형 편인 것 같아요.     


5) 연봉을 받는다면 얼마를 받고 싶나요?     

앗 이건 합격을 결정짓는 15가지 질문, ‘희망 연봉은 얼마인가요?’와 비슷한데     


숨은 의도 : 연봉을 맞춰 줄 수 있을까? 돈 값을 할 만한 사람일까?

돌파 전략 : 면접이 끝나갈 시점까지 최대한 답을 미룬다.     


희망연봉을 먼저 말하면 불리해질 때가 많은 거 같아요. 저는 이 질문에 답을 살짝 비틀어서 했습니다.

연봉 1억 받는 것처럼 일하겠다고 말했죠.     


6) 멀티플레이 가능한가요?     

앞의 편집자의 자질에서 언급했으니 기억이 안 나는 분은 그 페이지로 GO, GO!

7) 해외에 우리 책이 많이 팔리는데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까요?     

이건 회사에서 직면한 문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것. 합격을 결정짓는 15가지 질문 다섯 번째, ‘우리 회사에 도움이 될 만한 아이디어가 있나요?’와 유사한 질문이네요.     

전 이때 아직은 모르지만 제 외국어 실력을 십분 활용해서 열심히 알아보겠다! 열정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출판사를 조사하며 현재 직면한 문제를 알고 있다면 답을 하기 더 쉬울 것 같습니다. 물론 그게 제일 어려운 과제지만요.     


8) 가장 어려워하는 사람 유형은 어떤 건가요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인성 평가 질문, ‘일하면서 짜증났던 사람에 대해 말해보세요’와 비슷합니다!     


숨은 의도 : 누구나 가끔은 짜증나게 굴 때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

돌파 전략 : 나 자신을 포함해서,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누구와도 잘 일할 수 있다고 말하자.     


답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일단 겸손으로 어려울 때 받아들이는 노력을 하겠다고 한 것 같아요.     

9) 어떤 과목을 좋아하나요?     

이 질문의 의도를 몰라서 헤매고 있었는데 안타까운지 면접관분이 슬쩍 힌트를 주셨습니다. 아하! 학습 만화 성격상 아이들의 교과목과 관련된 만화를 만들어야 하고, 

이때 자기가 특히 잘 알고, 즐기던 과목이라면 기획에서 빛을 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 만화 뭐 보세요?     

만화를 매일 보는 것, 덕후도 여기선 하나의 스펙이 됩니다.     


11) 맞춤법을 잘 안다는 증거가 있나요?     

한겨레를 졸업한 시점이었지만 교정교열을 잘한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었습니다. 교정교열을 처음부터 가르치기 어려워하는 게 요새 출판사니 잘 안다는 근거 자료를 준비해둬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한국어능력시험 자격증이 있으면 면접관들도 한시름 놓을까요? 

어쩌면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예를 들면 친구들의 입사지원서를 교정교열을 해서 교정교열을 실제로 체험해 보는 거예요.

한겨레 문화센터의 교정교열 수업을 수료했다는 걸 강조해서 말해도 좋을 것 같고요.

아니면 교정교열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공부했다고 말하면 어떨까요?

교정교열에 대한 좀 더 깊은 이야기는 뒤의 Q&A에서 할게요.


(4) 웹툰 에이전시 D사의 9가지 질문들!(이직)     

면접 형태 : 나 vs 두 분의 면접관 (팀장과 팀원인듯)

분위기 : 오… 살벌 그 자체! 전 그들의 한숨소리도 들었습니다     


1) 1분 동안 자기소개 해보세요     

앞에서 나왔던 질문과 똑같네요! 요건 필히 준비해 둡시다!     


2) 외국어 외에 강점은 뭐가 있죠할 수 있는 일이 뭐죠?     

합격을 결정짓는 15가지 질문, ‘본인의 가장 큰 장점은 뭔가요?’의 변형 질문!

앞에 나왔던 질문인 거 기억나시나요?     

자, 저는 제 가장 큰 장점이 외국어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아니라고 주장하셨고요. 이미 외국어 잘하는 분들 회사에 많으니 그 실력은 필요 없다, 다른 장점을 말하라고 했어요.     

즉,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장점이 아니라, 그들에게 필요한 나의 장점을 얘기해야 되는 거죠. 제가 이 질문에 어벙했던 이유는 웹툰 에이전시에서 필요한 업무 능력이 뭔지 몰랐기 때문이에요. 지원했던 직무에 대해서도 무지했고요.     

그들은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각각의 플랫폼, 콘텐츠 관련 회사들과 끊임없이 소통할 사람을 필요로 하더군요.      


3) 그래요그럼 외국어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설명 좀 해주세요     

예? 자기소개서에 외국어 자격증 몇 급인지 다 써놓았는데 설명이라니? 이때 또 큰 깨달음을 얻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업무 내용에 맞게 그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것도 능력이라는 걸요.     


4) 저희가 무슨 일을 하는지여기서 어떤 역할을 하실지 정확히 아시나요?     

앞에 장점에서 막혔는데 여기서는 무엇을 또 말해야 되나요….     


5) 우리 회사가 다른 회사와 다른 차별점이 뭔가요특출난 점이 뭔가요?     

이 질문은 업계를 정확히 알아야만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커리어 관련 질문, ‘왜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가요?’ 이 질문과 비슷한 것 같은데     


숨은 의도 : 오래 전부터 우리 회사를 주목해온 걸까? 아니면 벼락치기로 조사한 걸까?

돌파 전략 : 홈페이지의 기업 소개뿐만 아니라, 회사의 장기적인 성과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안타깝게도 전 벼락치기로 조사해서 이 질문에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아마 이 시점 즈음에 한숨 소리를 들은 듯합니다. 휴우.     


6) 우리 회사의 만화 중 어떤 걸 좋아하나요그럼 그 콘텐츠의 경쟁작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A라는 만화가 좋다, 이유는 이러이러하다. 여기까진 말했는데 경쟁작? 만화 콘셉트가 비슷한 게 없는데 경쟁작이 뭘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여기서 막혀서 3분간 정적. 다시 후우 한숨을 쉬시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죠.” 

    

7) 대학 때 왜 알바를 안 했나요?     

다른 회사에서 뽑았던 나의 약점이 다시 나왔습니다. 까꿍.     


8) 왜 굳이 1년밖에 안 됐는데 이직하려고 하나요?     

1년 미만의 경력은 약점이다…, 이직 관련 서적을 읽으며 배운 것인데 역시나, 제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는 커리어 관련 질문, ‘왜 이직하려 하나요?’와 비슷한 질문인데     


숨은 의도 : 우리 회사가 어떤 곳인지 알까? 혹시 내가 모르는 무슨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지금 직장에서 해고당할 예정은 아닐까?

돌파 전략 :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지 말고 회사의 니즈와 연관시켜 답변하자     


이렇게 나왔습니다.     

제가 저번에 읽은 이직 관련 서적에서는 이직 사유 중 가장 적절한 건 '나의 성장을 위해'였습니다. 괜히 연봉, 직장 상사와의 마찰을 얘기할 필요는 없죠.     

《면접이 막막할 때마다 꺼내 읽는 책》도 비슷한 답을 냈습니다.

"어딘가로부터 도망치는 게 아니라,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9) 다른 회사에도 지원서를 넣었나요?     

커리어 관련 질문, ‘다른 회사에도 지원했나요?’와 일치하네요!     


숨은 의도 : 경쟁사에서 이 지원자를 채가지는 않을까?

돌파 전략 : 나를 원하는 회사가 많은 것처럼 행동하자.     


최선의 방법은 지나치게 자세하지 않게, 짧게, 자신이 지원한 다른 기업 몇 곳을 객관적으로 열거하고 끝내는 거라고 합니다.

저는 “이곳만 지원서를 넣었습니다!” 라고 순진한 고백을 했으니, 아이고오~     


(5) 학습만화 출판사 E사의 12가지 질문!(이직)     

면접 형태 : 나 포함 두 명 vs 세 분의 면접관

분위기 : 처음엔 딱딱했는데 나중에 웃는 분위기여서 맘이 편했습니다     

1) 1분 자기소개     

이젠 기본!     

2) 외국어 어느 정도로 하나     

아하! 앞에 나왔던 질문이네요!     

3) 자신의 성격으로 왜 자신을 뽑아야 하나 어필해주세요     

요건 자소서에 썼던 내용인데 조금 덧붙여서 이야기했습니다.     


4) 우리 회사 책 읽었나재밌었나평가는?     

오! 요것도 어디서 많이 본 질문이네요.     


5) 전 회사에서 정확히 어떤 업무역할을 했나?     

경력 기술서에 어떤 분야의 책을 어떤 역할을 맡아 편집했는지 구체적으로 안 썼는데 그걸 궁금해하셨습니다. 이직할 때 전 회사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과 성과를 자세히 써야 됩니다.      


6) 타 회사의 해외 진출 비법은 뭐라고 생각하나?     

학습만화 출판사의 관심사는 해외 진출이라는 것을 느꼈고 이 부분을 공부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질문이 나와서 기뻤습니다.     


7)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왜 자신을 뽑은 것 같나요?     

나의 강점, 필살기를 어필할 수 있는 질문입니다. 

8) 당신이 제안한 기획과 비슷한 기획을 우리도 했었다당신의 기획이 왜 우리 것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나?     

자소서와 함께 기획서를 제출했는데 재밌게도 회사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었나봅니다. 제 기획서가 혁신적이진 않았지만 회사에서 연이어 내고 있는 시리즈의 차기작을 고민했다는 점에서 열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신 것 같아요.     


9) 그 기획의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잘 아는가?     

그 분야(주제)를 잘 알아야 편집할 때 능력을 발휘하기 쉬운 것 같습니다! 요리책 만드는 편집자분이 치즈를 주제로 한 책을 만들기 위해 치즈에 관한 요리책은 물론, 치즈 관련 식당 등을 직접 알아보러 다니는 거랑 비슷한 맥락입니다.      


10) 우리 회사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서 지원했나?     

커리어 관련 질문, ’왜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가요?’ 이 질문! 또 나왔네요. 복습하자면     


숨은 의도 : 오래전부터 우리 회사를 주목해 온 걸까? 아니면 벼락치기로 조사한 걸까?

돌파 전략 : 홈페이지의 기업소개 뿐만 아니라, 회사의 장기적인 성과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앞에서 출판사를 여러 방향으로 조사한 것을 깊고 솔직하게 알려드리면 됩니다.     


11) 나와 가치관이 맞지 않는 책 만든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전 이 질문의 답이 궁금해서 무작정 출판사 종사자분들께 메일을 보낸 적이 있었어요.

예를 들면 전 크리스천이고,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데 가끔 글을 읽다보면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저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만약 출판사에서 그 저자의 책을 나보고 책임 편집을 맡으라고 한다면? 난 이직을 해야 할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귀여운 고민이네요)

선배들의 답은 물론 가장 이상적인 건 자신의 가치관과 일치하는 책을 기획해서 만드는 것이겠지만 내 가치관과 다르다고 해도, 다양한 의견을 가진 책을 펴내는 것은 편집자의 숙명이 아닐까, 그리고 그 의견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독자의 몫이 아닐까, 였습니다.     

선배분들께 이런 질문을 했고, 이런 답을 얻었고, 지금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고 면접에서 답했습니다.     

12) 거취 문제     

파주에 있는 출판사라면 답을 잘 마련하는 게 좋을 듯! 집이 멀면 금방 그만둘 애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여기까지가 신입 때와 첫 번째 이직 때 겪은 면접입니다.      

두 번째 이직 때는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도 하고, 겹치는 부분도 많아 간략히 제 경험을 쓸게요.     


두 번째 이직 때는 총 3번 면접을 봤습니다.     

처음은 A사에 두 번째 면접을 갔는데 아쉽게도 기록이 없네요. 남아 있는 메모는 딱 두 개예요. 두 번 이직한 이유, 그리고 A사에 지원한 동기. 그 질문 외에는 물 흐르듯 면접이 흘러가서 따로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대화를 나누고 왔다’라는 느낌이 짙었거든요.     


그다음 F사의 면접은 사장님의 출판 이야기를 30분 내내 듣는 걸로 마무리 됐습니다. 저는 거의 “네.” “아~” 이런 말만 하고 끝났어요. 경청하는 자세로 뽑힐 거라고 생각했는데 멋지게 탈락했고요.     


마지막 G사가 지금 다니고 있는 출판사예요. 질문 목록을 공유해드리자면     


전에 회사의 일 프로세스

전에 회사는 편집자 한 명이 일 년에 몇 권을 만드는지

만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G사 책의 장단점

외국어는 어느 정도로 하는지

전에 회사 책의 장단점

왜 학습만화를 하려고 하는지

책 마케팅에 어느 정도로 참여했는지     


일반적인 면접 질문을 달달 외우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면접이었지요.     


자... 다양한 분야의 출판사 면접을 경험한 게 아니지만 어느 정도 힌트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대단한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면접에 임하지는 못했지만, 그 회사에 꼭 들어가고 싶은 간절함이 있었던 때에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말해서 기회를 얻었던 것 같아요. 저처럼 내향적이고 소극적인 분들도, 그 회사를 들어가고자 하는 뚜렷한 목표와 열정이 있다면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거예요.     


TIP1

전 항상 면접이 끝나자마자 핸드폰 메모장에 면접 질문들을 기록해두고 기력보충용 삼계탕을 먹었습니다. 면접에서 얻어터졌건, 잘 봤던 간에 그렇게 모아둔 질문을 보니

제 약점이 무엇인지, 제 강점이 무엇인지, 그 분야의 출판사에서는 어떤 질문을 자주 하는지 파악됐어요.     

TIP2

사실 출판사 직원들이 각 잡고 입는 편은 아니라 대기업 면접 복장처럼 입지 않아도 됩니다. 단, 점잖은 데이트를 할 것처럼 입는 것을 추천해요. 저는 굽 있는 구두는 못 신어서 굽 없는 구두, 정장 바지, 하얀 셔츠, 점잖은(?) 자켓, 이렇게 입고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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