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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Feb 10. 2018

<삼삼한 이야기> 그 133번째 끈

변곡점

첫 번째, 상승 곡선

10시 출근. 한 시간 더 잤다.

외근 출퇴근으로 못박고 나와서 한 시간 더 자고, 한 잔의 커피를 더 마시고, 하나의 생각을 더 했다. ‘내겐 이 한 시간이 필요했구나’ 하며 집을 나왔다. 발걸음이 가뿐했다.


두 번째, 하강 곡선

찬 바람에 체력이 떨어졌다. 혼자 취재를 나가면 종일 말 들으랴, 맥락 맞게 질문하랴, 사진찍으랴, 움직이랴, 몸과 정신의 주의를 집중해야한다.

재밌지만 피곤하다. 안에만 있는 것보단 낫지만 너무 춥다. 수족냉증인 녀석이 뭐가 좋다고 손도 얼음같고 발도 얼얼해 이게 동상인가 싶어 슬퍼지는 순간. 오돌오돌 떨면서 슬퍼하는 내가 미워지는 순간.


세 번째, 재상승 곡선

‘졸리다. 피곤하다. 그런데 맘 놓고 피곤할 순 없다.’

내일과 모레의 캘린더를 열어보고 슬픔이 가득하다가, 한순간 그런 것 다 놓고 오랜만에 맘놓고 술을 마셨다. 화기애애 왁자지껄 그리고 두런두런. 잠깐이나마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아 내일의, 모레의 생각은 없다.


다 잘 해낼 수 있다. 다 지나간다.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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