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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Feb 12. 2018

<삼삼한 이야기> 그 135번째 끈

녀석들

궁금하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으로 치면 조이나 새드니스 같은 대여섯 가지의 감정들 중에서, 웹툰 <유미의 세포들>로 보면 오만가지 감성, 이성, 습관의 세포들 중에서 어떤 녀석들이 내 안의 메인일까. 오늘은 여러 녀석들이 자꾸 무대로 튀어나와 제가 센터라고 우겨댔다.



01 욱하는 녀석

온갖 ‘무’자가 신경을 긁었다. 무례하고 무시하고 무식하고 무신경한 말들. 무가치해서 아무 대꾸하지 않았다. 눈을 감았다. 지긋이. 못들은 척.


욱하는 녀석과 함께 사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근데 그 용기는 종종 나를 일으켜 세운다.



02 삭히는 녀석

냉수 대신 커피를 사러 갔는데 항상 상냥한 카페 사장님이 말했다. “이제 곧 설이니까 쉬겠네요?” 

커피가 차가워서? 라기엔 화가 잔뜩 난 맘이 빠르게 사르르 식었다.



03 그래도 웃는 녀석

들어오는 길엔 누가 말을 붙였다.

“힘들면 얘기해요~.”

마음만 받았다.

“그래서 커피 사왔어요~(만면에 미소).”


도대체가. 내 안엔 내가 너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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