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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Aug 12. 2018

<삼삼한 이야기> 그 183번째 끈

공기

01 공기

공기는 지구를 둘러싼 기체다. 정의가 왜 이렇게 건조할까. 생각하는 찰나에 해수면의 '건조한 공기'라는 표현이 보였다. 가장 습할 것 같은 해수면의 공기가 건조하다뇨? 세상엔 모르겠는 것들 투성이다.  


02 건조한 공기

건조한 공기는 피부에 좋지 않다. 마음에도 좋지 않다. 묻는 말에 단답으로 답하는 건조한 말투, 너와 말을 섞지 않겠다는 전의로 가득 찬 건조한 말투는 마음이 얼어 있다는 증거다.

얼음을 상상한다. 얼음은 물로 가득 차 있는데도 왠지 습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해수면의 공기가 건조한 것과 같은 이치일까? 건조한 얼음. 건조한 마음. 얼음 같은 마음. 얼음의 딱딱한 모양은 출렁출렁 흘러넘치는 모양의 형용사 '습하다'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03 공기처럼

심리적 공기는 건조한데 실제 물리적 공기는 습하거나 보송보송할 때가 있다.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모르겠다. 마음 공기는 바스락거리는데 바깥 공기가 참 좋고 쾌적하면 어쩌자는 건가 싶다. 하나라도 그냥 좋고 싶은데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그래서 혼자 살 수 없는 세상 살인가보다. 

사람들에 가득 둘러싸여서 행복하고 불행하다. 양가감정은 공기처럼 나를 따라다닌다. 공기는 나를 살게 하고 때로 위험하다. 공기가 오염되었음을 눈치챘을 때는 이미 폐 한가득 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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