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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Aug 26. 2018

<삼삼한 이야기> 그 188번째 끈

호기심

01 호기심은 좋은 것이다.

호기심은 지루함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지난한 삶의 굴레에서 탈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호기심을 갖는 것이다. 호기심이 많은 덕분에 지금까지 그럭저럭 재미있게, 재미를 찾으며 살아올 수 있었다.



02 호기심은 나쁜 것이다.

퀴퀴한 호기심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다. 친밀하지 않고 그렇게 되고 싶은 생각도 없는데 저 혼자 그렇다고 생각하는 건지, 혹은 캐내고 싶은 은밀한 무언가가 보이는 건지, 삶이 지루한 건지.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없지만 알고 싶지도 않고 그저 성가실 따름이다. 어떤 사이에는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모르고 제멋대로 거리를 좁히려는 행동이 무례하다는 것을 몰라서 더 싫다.

무감, 무지, 무례. 쓰리콤보는 함께 올 때가 많다. 가끔씩 나는 이런 경우를 겪는데, 아주 불쾌한 데미지와 동시에 어마어마하게 큰 교훈(반면교사)를 던져준다. 한동안 그 쓰나미에서 허우적댄다.



03 결론적으로 ‘호기심’은 나에겐 대개 좋은 것이지만, 타인에겐 위험한 것이 될 수 있으니 가려야 한다.

나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고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을 좋아한다. 대개는 의욕적이니까. 그런데 아무 짝에도 생산적이지 않고 그저 개인적인 영역만 파고들려 하는 퀴퀴한 호기심은 끔찍히 불쾌하다.

벽을 허물기 위해 그런 식으로 다가올지 몰라도 아이러니하게 그 방식은 가장 높은 벽을 쌓아버린다. ‘무지무감무례’ 쓰리콤보를 지닌 사람들은 잘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벽이 쌓이면 그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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