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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한 Aug 18. 2019

<삼삼한 이야기> 그 242번째 끈

무제

01

고독의 즐거움은 언제나 그랬듯 이내 시들해졌다. 일기를 읽으면 고독과 교제를 향한 양립 불가능한 열망 사이에서 이리저리 끌리는 경향이 느껴진다. 섬처럼 고립될까 봐 두렵고 늪에 빠진 것처럼 허우적거릴까 봐 두려운 양면의 불안이 배어 있다.
-올리비아 랭, <강으로>


02

많은 사람의 도움 속에 살고 있다고 느끼곤 해요. 살다 보면 사람에게 상처 받는 게 대다수지만 회복 또한 대다수 사람으로부터 이뤄지는 거 같아요.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어요.

그 대화는 낱낱이 옮겨두고 싶을 만큼 좋은 말 한가득이었다. 흐름이 즐거운 대화는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다.



03

술 한 잔에, 하늘에 흩뿌려진 불꽃에, 찬 바다 내음에, 한 줄기 바람에, 발 끝에 채이는 푸석한 모래에.

그토록 쉽게 파스스 녹아내릴 것을 왜 부여잡고 있었나.

아니, 시간이었다. 그간 버텨온 시간이 있어 지금이 아름다운 것이야. 지금 역시 지나가기 마련이지만 또다시 돌아온단 사실을 알기에 입에 털어 넣는 맥주 한 모금이 매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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