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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도타기

파도타기

울음

by JONGREE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 울어야 한다.


는 개소리다.


나는 눈물이 없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남들에게 비추어지지 않을 뿐이다. 그렇다면 왜 나는 남들에게 내 눈물을 보이기 싫은 것일까? 쪽팔려서? 부끄러워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나는 그 이유를


상대방에게 의지하게 될까봐.


라고 생각을 한다.

이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거라고. 결국은 나 혼자 살아가는 게 삶이라고 말한다. 나는 이렇게 기대치를 낮추어버린다. 타인의 도움과 선행을 당연시하지 않기 위해서는 기대치를 낮추어야 한다. 조그마하고 사소한 것에라도 행복함과 감동을 느끼려면 역시 기대치를 낮추어야 한다. 세상을 더 넓게 보려면 내 시야를 낮추어야 한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배운 '자세 낮추기'를 통해 나는 이 세상은 혼자라고 자세를 낮춘다.


그렇게 살아가다가 보면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을 때가 잇다. 누군가의 등, 누군가의 어깨, 누군가의 품...

특히 타지 생활을 하다 보면 더 그것을 크게 느낀다. 그리고 한 번 기대게 되면 계속 기대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리광이 되고..


나는 요즘 기대고 있다. 내 속을 전부 들어내고 내 치부를 전부 들어냈다. 그래서 내 전부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요즘 부쩍 울음이 많아졌다. 물꼴이 트인 듯이 눈물꼴이 틀여버렸다.


상대방에게 의지하는 것은 위하면서 아름다운 행위인 것 같다.



기댈 때 조심해야 할 것은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 마음에서


' 아 귀찮아. '

' 어리긴 어리구나. '

' 할 줄 아는 게 뭘까? '

라는 생각이 안 들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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