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by Lume

마음챙김은 어렵다. 마음챙김은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마음챙김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마음챙김에 대해 이해하더라도 그것을 유지하는 것 또한 어렵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점점 더 빨라지고 복잡해진다. 그 속에서 마음챙김을 통해 알아차려야 할 것들은 점점 많아진다. 모든 것이 범람하는 세상 속에서 마음챙김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마음챙김은 꾸준한 연습과 훈련을 필요로 한다.


마음챙김은 불교의 명상 수행법이 심리학과 교류하면서 만들어진 개념이다. 다양한 명상 수행법이 있지만 명상의 본질은 알아차림이다. 내 몸의 감각을 알아차리고 어떤 생각이 드는지, 어떤 마음이 드는지 알아차리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알아차리는 것에서 멈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명상이나 마음챙김 연습을 하다 보면 금세 어떤 생각이 들 것이고 그 생각을 따라가고 있는 나를 발견할지 모른다. 처음엔 누구나 그렇다. 나 또한 마음챙김 명상은 아직 잘 되지 않는다.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마음챙김 연습을 하나 소개하려 한다. 10분이면 충분하니 꼭 해보는 것을 권한다.


신체 감각 바라보기

가능한 편안한 자세를 취하면 된다. 의자에 앉아도 좋고 누울 수 있다면 누워도 좋다.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호흡에 집중해 본다. 숨을 들이쉴 때 몸의 어디가 움직이는지 느껴보라. 숨을 내쉴 때도 마찬가지다. 편안하게 호흡하면서 몸이 이완되는 것을 느껴보라. 몸이 이완되는 것이 느껴진다면 집중을 발 끝으로 옮겨보자. 발 끝이 어떻게 생겼는지 느껴보라. 발 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있는가? 있다면 그 감각에 집중해 보라. 점점 심해지는지, 흩어져 사라지는지 바라보면 된다. 이제 주의를 발 전체로 돌려보라. 발 끝을 느끼는 것과 동일하게 발 전체를 느끼면 된다. 그리고 발목, 종아리, 무릎 순서로 천천히 주의를 옮겨가며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느끼면 된다. 집중이 끊어질 수 있다. 괜찮다. 누구나 처음 연습할 때는 그렇다. 집중이 끊어졌던 곳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집중을 잃지 않고 몸 전체의 감각을 바라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감각에 집중하고 있으면 그와 관련된 다양한 생각이 떠오른다. 나도 모르게 그 생각을 따라가기 쉽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언제나 그렇게 느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마음챙김 연습은 신체감각을 알아차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신체 감각을 알아차리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생각이 떠오르고 감정이 올라온다.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마음챙김이다.


마음챙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좀 더 깊이 얘기해보려 한다. 피곤함이 느껴졌다고 가정해 보자. 자연스럽게 여러 생각이 이어질 것이다. 피곤하니 좀 쉬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고, 피곤하지만 맡은 일을 먼저 끝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을 수도 있다. 또는 지난밤에 잠을 설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거나 어떤 이유로 지금 피곤함을 느끼는지 기억을 돌이킬 수도 있다. 어떠한가? 아주 자연스러운 생각이지 않은가? 하지만 마음챙김을 연습할 땐 이러한 생각을 따라가서는 안된다. 피곤함이 느껴졌다면 그저 내 몸이 피곤함을 느꼈을 뿐이다. 마음챙김은 그뿐이다. 그다음 이어지는 생각은 모두 각자의 판단이다. 마음챙김이란 피곤함을 알아차리고 그에 연결되는 생각 또한 알아차리는 것이다. 감각은 중립적이다. 피곤함이라는 중립적인 감각을 내가 어떻게 해석하는지 관찰하고 알아차리는 것이다. 모든 것이 알아차림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생각을 멈추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떠오르는 생각조차 알아차림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생각과 융합되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생각을 알아차리고 나면 생각은 슬며시 흩어져버린다.


마음챙김이 가능하려면 관찰하는 자아의 상태가 되어야 한다. 피곤함과 그에 따르는 생각은 내 마음속 무대에서 일어나는 공연이다. 우리는 공연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관객이 되는 것도 아니다. 무대 그 자체가 되어 내 안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관찰하는 것이다.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저 가만히 놓아두는 것이다. 그렇기에 마음챙김은 어렵다. 우리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판단한다. 떠오른 생각이 옳다고 판단조차 하지 않고 그 생각을 따른다. 마음챙김은 생각과 융합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이다.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몇 가지 마음챙김 연습을 소개하려 한다. 마음챙김 연습은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매일 정해진 시간에 마음챙김 연습을 하는 것을 권한다.


범주 명명하기

이 연습은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 이 연습을 독자적으로 해도 좋고, 다른 연습과 함께 할 수도 있다. 또는 혼자서 큰소리를 낼 수 있는 곳에서 하는 것도 좋다. 생각이나 감정, 신체반응 등이 떠오르거나 느껴질 때 그것을 범주로 소리 내어 말하면 된다. 특정한 내용이나 구체적인 명칭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포함하고 있는 범주로 바꾸어 말하는 것이다. 연습을 위해 범주를 여섯 가지로 제한하자.


- 생각

- 감정

- 감각 (모든 신체감각을 포함한다.)

- 평가

- 충동 (행동하고 싶은 충동을 말한다.)

- 기억


예를 들어 배고픔을 느꼈다면 감각이라고 말하면 된다. 내일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떠올랐다면 생각이라고 말하면 된다. 이 연습은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 다만 한번 시작했다면 몇 분 이상 지속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할 수 있다면 시간을 점차 늘려가는 것이 좋다. 만약 오랫동안 범주를 말하지 않았다면 어떤 이유로 말을 하지 않았는지 돌이켜보라. 생각에 융합되어 연습을 놓쳤을 수도 있고 정말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을 수도 있다.



마음챙김 먹기

식사를 하며 마음챙김 연습을 하는 방법이다. 천천히 식사를 하면서 신체감각에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식사하는 공간의 분위기, 수저를 사용할 때 느껴지는 감각, 음식이 입에 들어왔을 때의 맛과 향, 식감 등에 집중하면 된다. 이때 이들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하는 것이다. 감각에 따라 어떤 생각이나 정서가 올라올 수 있다. 그 또한 평가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경험하는 것이다. 알아차리면 된다.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있다면 상대방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느껴지는 감각이나 정서를 관찰하는 것도 좋다. 다만 연습의 난이도가 올라갈 것이다.


누구나 식사를 해야 하기에 마음챙김 먹기는 누구나 꾸준히 할 수 있는 마음챙김 연습법이다. 나 또한 마음챙김 먹기를 종종 시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마음챙김 먹기를 하기 전에 이 식사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식재료를 키우고 수확한 사람들, 유통에 참여한 사람들, 요리하고 내 앞에 음식이 올 수 있도록 각자의 역할을 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감사하는 마음은 여러모로 심신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마음챙김을 연습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글을 읽으면서 발에 집중하기

이 연습은 지금 바로 해보자. 이름 그대로 하면 된다. 발 끝에 집중을 놓치지 않으면서 아래의 글을 읽으면 된다. 책에는 외국 동요가 실려있길래 예쁜 아기곰이라는 동요의 가사를 가져왔다.


동그란 눈에 까만 작은 코

하얀 털옷을 입은 예쁜 아기곰

언제나 너를 바라보면서 작은 소망 얘기하지

너의 곁에 있으면 나는 행복해

어떤 비밀이라도 말할 수 있어

까만 작은 코에 입을 맞추면

수줍어 얼굴을 붉히는 예쁜 아기곰


어떠한가? 동요 가사를 읽으면서 발 끝에 집중을 잃지 않을 수 있었는가? 이 연습은 우리가 마음챙김을 유지하면서 다른 행동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음챙김은 특정한 시간에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서 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일상 속에서 언제든지 자연스럽게 마음챙김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를 통해 매 순간 생각과 감정에 융합되지 않고 평가에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챙김은 어렵다. 하지만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 마음챙김에 익숙해진다면 당신이 경험하는 고통은 더 이상 당신을 괴롭히지 못할 것이다.


마음챙김은 그동안 수용전념치료(ACT)에서 다룬 대부분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동안 연재를 꾸준히 읽어왔다면 이전에 알게 된 것과 마음챙김을 연결 지어 연습하는 것이 좋다. 마음챙김에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신에게 잘 맞는 방법을 스스로 만드는 것도 좋다. 마음챙김에 항상 옳은 방법은 없다. 항상 옳은 것을 찾는 시도 자체가 판단이고 마음챙김을 하지 못할 때 일어나는 일이다. 마음챙김의 목적은 심리적 유연성을 기르기 위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집착하면 나쁜 것과 다름없다. 심리적 유연성은 일상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수없이 많이 있음을 알게 해 줄 것이다. 그 모든 시나리오가 당신을 위협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해 줄 것이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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